비닐라 가격 '폭등'...아이스크림 업계 ‘비상’
2018-08-24 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항신료인 바닐라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이스크림 업체와 소비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올해 국제 바닐라 가격은 1kg에 최고 600달러(약 67만원)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바닐라 가격이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지난 2003년 후 처음이다.
FT는 “세계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바닐라 생산지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가 지난 3월 태풍 피해를 입으면서 바닐라 생산량이 줄어 국제 가격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인도네시아, 멕시코, 파푸아뉴기니 등 일부 국가도 바닐라를 생산하고 있지만 마다가스카르의 공급 감소분을 만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유로바닐라와 같은 바닐라 중개업체들은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폭풍이 불어닥치며 이 같은 전망이 크게 빗나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바닐라 생산량은 2014년 기준 마다가스카르가 연간 3719t을 생산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인도네시아(2000t), 파푸아뉴기니(510t), 멕시코(420t), 중국(286t), 터키(280t) 등이 뒤를 이었다.
바닐라값 폭등으로 바닐라를 원료를 사용하는 아이스크림업계가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 영국의 한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는 아예 바닐라 아이스크림 메뉴를 일시 제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보스턴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은 보스턴글로브지에 진공포장 바닐라는 1파운드에 72달러였는데 태풍 직후 무려 344% 오른 320달러로 치솟았다고 하소연했다.
세계 식품업계는 마다가스카르의 공급 회복으로 바닐라의 가격이 예년의 1kg에 100~150달러(약 10만~15만원) 수준으로 되돌아오려면 앞으로 최소 3~4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많은 양의 바닐라를 소비해야하는 글로벌 식품업체들은 제품 생산 비용을 고려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이에 대해 국내 대표 아이스크림 기업인 빙그레 관계자는 “향신료의 바닐라의 국제 가격 폭등이 당장 국내 아이스크림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