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미국 경제”...대출·리스 3분기 연속 둔화세

2017-08-28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미국 은행권의 금융 총 대출과 리스 등 증가율이 3분기 연속 둔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 은행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이 노후화되어 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 지출, 저축 등 주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은행 부문은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여겨져 왔다. 이에 대해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TJ)은 최근 은행 지표들을 살펴보면 미국 경제가 거의 끝에 도달했다는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WSJ은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몇 년 동안 강력한 대출 성장 이후, 이제 그 모멘텀이 확실히 느려 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미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의 분기 보고서를 인용하며,  6월 말 은행 및 기타 보험 기관의 총 대출 및 리스는 전년도에 비해 3.7% 증가했는데 이는 3 분기 연속 감소로 전년도 성장률 6.7%보다 훨씬 낮다고 평가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FDIC의 마틴 그루엔버그 의장은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 9년 째를 맞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루엔버그 의장은 “이는 단순한 증상 이상의 현상”이라며 “대출 증가율이 둔화된다는 것은 사업 투자 및 개인 소비 지출이 줄어 경제 성과에 잠재적 부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통상적으로 강력한 대출 기간이 지난 후에는 상환일이 다가오면서 부채 수준이 올라가고 채무 불이행이 시작된다. 이 같은 현상이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FDIC에 따르면 2분기에 신용카드 대출 상각은 24.5% 늘어나 7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에너지 부문 회복에 힘 입어 상업 및 산업 대출자에 대한 대출 상각은 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역풍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스스로 잘 해나 가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실제로 FDIC가 모니터링 한 5800개의 은행과 저축기관들은 2분기에 483억 달러의 순이익이 발생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7% 증가한 수치로, 대부분의 순익은 금리 인상의 영향이 컸다.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예금 금리 인상은 늦추면서 대출 마진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러한 금리 인상은 은행에는 좋을지 몰라도 경기 상승 후반에 나타나는 징후이며, 잠재적 경기 침체의 촉발 원인이 될 수 있다. 신용 사이클에서 이런 조기 고령화가 나타나는 것이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경기 침체의 또 다른 신호에 주목해야 할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WSJ은 “경제 하락의 다른 신호에 유념해야 할 시점이라는 경고”라면서 “경제 성장은 노후화로 죽지 않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살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