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靑의 北미사일 분석 실패 집중 질타
정진석 “미사일을 대포로? 책임 소재 밝혀라” 이정현 “진상조사해야 한다”
2018-08-31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여야가 안보와 국방 문제를 놓고 한목소리를 냈다. 31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현안보고정에서 여야가 청와대의 북한 미사일 분석 실패를 집중 질타했다. 이들은 이에 대한 원인규명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방위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어 서주석 국방차관이 대리 참석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지난 26일 쏜 발사체를 청와대가 300mm 방사포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배경을 추궁했다.
이 의원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국방부가 보고하는 것으로 아는데 여기서 국방부가 방사포일 수 있다고 했나”고 물었지만 서 차관은 “(국방부) 보고서 자체에는 (방사포가) 들어있지 않았다”고 답했다.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NSC가 군사적 전문성까지 판단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의 방사포 추정 발표 사건은 참으로 우울한 우리의 현주소이자 자화상이다. 미국·일본·러시아가 탄도미사일이라고 하는데 청와대만 방사포라고 우기는 식이다. 군 당국이 방사포라고 (청와대에) 보고한 적이 없는데 왜 청와대는 미사일을 대포라고 우겼나. 명백하게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군 최고통수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 자가 누구인가. 합참인가, 국방부인가, 청와대 안보실인가. 미사일을 가리켜 대포라고 한 이 사안을 쉽게 보지 말라”고 지적했다.
서 차관이 “청와대 안보실에서는 상황의 엄중함을 판단해 NSC를 열었다”고 답하려 하자 정 의원은 “말 같지 않은 소리를! 어떻게 그렇게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나. 이러고서 국방할 수 있겠나. 나라를 지킬 수 있겠나”며 화를 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북한은 13일에 한 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국방부의 답변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한다’는 식의 앵무새 답변 뿐”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이 26일 쏜 발사체를 미국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는데 청와대가 방사포라고 발표한 이유가 도대체 뭔가. 원인규명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백승주 의원도 “군 통수권자에게 북한 발사체를 방사포라고 보고한 것은 이적형 범죄행위”라며 “진실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도 “우리 정보 자산으로 북한이 26일 쏜 발사체 3발 중 두 번째가 폭발한 장면 영상을 확보했다. 논리적으로 추론하면 포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것은 드물기 때문에 발사 직후 당연히 미사일이라고 잠정 판단할 수 있음에도 청와대가 방사포로 본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어떻게 방사포로 판단한 것인지 추후 조사해야 한다. 있을 수 없는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국방위 차원에서 장사정포축소진상조사를 의결해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각 당 간사 및 상임위원들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 26일 강원도 깃대령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하자 청와대는 “개량한 300mm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로 추정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을 군 당국이 계속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 발사 직후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해 엇갈리는 판단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