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지분 담보대출 실패...동부그룹에 득실은?

2018-09-08     박대용 기자
[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KDB산업은행이 동부하이텍이 동부대우전자 지분 20.5%를 담보로 요청한 대출을 거절했다. 당초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동부대우전자의 경영권 수성을 위해 산은에 지분 담보대출 요청을 했으나, 이번 거절로 동부대우전자가 M&A(기업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공산이 커진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의 대출 요청은 다른 계열사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그룹의 전체적인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용도가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즉, 이번 담보대출의 거절 이유가 동부그룹의 전체적인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동부하이텍의 주요 채권단인 NH농협은행 등도 이 회사가 차입금을 추가로 증가시키는 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부하이텍의 올해 상반기 말 총 차입금은 3568억원이다. 여기서 이 회사가 1000억~2000억 원대의 차입금을 더 쌓으면 부채비율은 다시 200%대에 근접하게 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동부대우전자의 경우 부채비율이 연결 회계 기준 2015년 371.8%에서 지난해 445.7%로 73.9%P 급등했다. 동부하이텍도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200%를 밑돌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모습이다. 이 같은 금융권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김 회장이 동부대우전자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김 회장은 금융권 차입이 아니면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몇 번 시도는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실제로 중국 가전기업인 오크마는 동부대우전자 투자를 검토했으나 해당 당국의 부정적 의견 때문에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2013년 인수한 동부대우전자가 M&A 시장에 나올 공산이 커졌다. 현재 상황으로는 국내보다는 해외 전략적투자자(FI)들이 동부대우전자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할 당시 2017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경우 재무적투자자(FI)들이 동부그룹 측의 지분까지 매각하는 동반매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동부대우전자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자 재무적투자자들은 지분 전량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동부하이텍의 대출 무산이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이득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동부대우전자가 외부에 매각될 경우 기존 지분을 팔아 거액의 자금을 취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