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인준안 부결…정국 급랭
여 3당 공조로 여권 운신폭 하락, 한동안 지속
2018-09-12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준안 부결로 정국이 혼란속으로 빨려들어가는 형국이다.
김 후보자 인준안 부결에 야 3당의 공조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여소야대 구도가 청와대와 여권에 크나큰 난제도 부각됐다. 특히, 여야를 넘나드는 국민의당의 광폭 행보로 여권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 이 같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표결에 들어갔으나 총 293명 중 가결 145표, 부결 145표, 기권 1표, 무효2표로 동의안은 부결됐다. 지난 5월19일 내정된 김 후보자가 정식 임명되지 못하면서 헌재소장 자리는 공백기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야당은 그간 김 후보자의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의견 등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아 왔으나 그 외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여권에서는 부결의 충격파가 적지 않다.
청와대는 부결 직후 곧바로 논평을 통해 “무책임의 극치이자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국민의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민주주의와 상식이 이긴 것”이라고 평가했고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협치의 정신을 발휘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그 무엇도 진척될 수 없다는 것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 내심 기대했던 국민의당도 반대 대열에 동참했다.
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를 통해 꾀한 ‘연횡’ 전략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국정 파트너 없이 험난한 정기국회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정기국회만 기다려온 각종 개혁입법안은 당분간 발이 묶이게 됐다.
야 3당은 여론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이번 부결을 계기로 잡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당이 지금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밝힌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당의 장외투쟁 등으로 긴장이 높은 정국에 다시금 경색이 불가피해졌다. 여권에서도 당장은 먼저 손을 건네기 쉽지 않은 만큼 향후 대치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기국회에서 갈등 이슈가 재차 불거질 경우 여야 간 ‘강 대 강’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