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이후 전세대출 폭증...전년比 10조↑
2018-09-17 정순길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8·2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가 부동산 옥죄기에 들어간 가운데 내 집 마련 대신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자가 몰리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신한과 KB국민, 우리, KEB하나, NH농협 등의 8월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40조3058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5조7993억원(1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전 기록한 30조1270억원 대비 10조1788억원(33.7%) 늘어난 규모다.
반면 정부의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주요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3조1000억원 증가해 7월(4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의 증가세는 전세금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 데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집값 하락 전망이 짙어진 영향"이라며 "내 집 마련 대신 부동산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전세로 눌러앉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평균 전세금은 지난해 8월 1억6350만원에서 올해 8월 1억6668만원으로 3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수도권 전세금은 2억2262만원에서 2억2686만원으로 1년 새 4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2억9715만원에서 지난 6월 3억원을 돌파하더니 지난달 3억181만원까지 상승했다. 강남지역은 전세 평균가가 3억5292억원으로 동남권은 4억6665만원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 거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건수는 1만755건으로 전월 기록한 9455건 대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광장 관계자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로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