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영장 없는 계좌추적 7년간 2배 증가...권한남용 우려
2017-10-10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국세청이 영장 없이 납세자의 계좌를 조사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세무조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영장 없이 금융자료를 들여다보는 권한 남용의 사례가 늘었다는 지적이다.
10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이 영장 없이 진행한 금융거래 조회 건수는 지난 2010년 3172건에서 2016년 6587건으로 7년 간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부지방청과 서울지방청의 조회 건수가 각각 2500건 안팎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법상 세무조사 관련 금융정보 제공 요구는 금융실명법과 과세자료제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관련법에 근거해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 등 엄격하게 제한된다.
뿐만 아니라 명백한 자료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각 지방국세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된다.
국세청의 금융자료 청구는 세무조사를 위한 것인데 반해 최근 7년간 국세청의 세무조사 건수가 감소 추세다. 하지만 영장 없는 계좌추적 건수는 2배 이상 증가해 국세청의 권한 남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심재철 부의장은 “세무조사는 감소하는 가운데 세무조사와 관련되어 이루어지는 영장 없는 계좌추적은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법적 요건을 갖췄더라도 개인의 사생활 및 개인정보와 관련이 깊은 계좌 추적을 영장 없이 실시하는 경우 지방국세청장이 더욱 신중히 승인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