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후 정치권 빅뱅 속으로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이번 국정감사를 끝낸 이후 정치권이 합종연횡을 위한 빅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을 향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러브콜이 거세게 불고 있어서다. 보수통합론, 중도통합론, 야권 통합론에 바른정당이 모두 포함돼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0일 윤리위원회를 주재하고 바른정당과의 분당 원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해결한 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물꼬를 트려 하고 있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에 탈당 권유를 결정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출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가 출당을 권고한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이후 의원총회를 통해 출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완료하면 김무성 전 대표 등 바른정당 내 통합파와의 통합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다소 늦게 뛰어들었지만, 논의를 공개로 전환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당 지지율이 19.7%로 더불어민주당 (46.3%)에 이어 정당 지지율 2위로 상승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바른정당에 통합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국민정책연구원 자체 여론조사는 지난 14~1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전날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을 찾아가 개혁 중도세력 통합을 주장하며 당대당 통합에 대한 바른정당 의원들의 뜻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최고위원회에 공식 보고 드리고 좀 더 구체적인 제안 여부에 따라 의원들과 당원의 의사를 확인하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를 공식화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모두 통합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시기로 11월을 잡고 있다. 12일부터 31일까지 16개 상임위원회에서 701개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가 진행돼 각 당이 통합을 추진할 여력이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한국당과 국민의당 모두 통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 의원들과의 ‘아름다운 결별’이 관건이다.

한국당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자진탈당이 가장 최선이라고 보고 이를 위한 접촉을 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과 연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자신의 재판을 ‘사법을 이용한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재판부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한국당이 내놓은 탈당의 이유를 납득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문제는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을 출당하는 과정에서 친박계 의원들과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보수세력 사이에서 반발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통합을 통해 지지율을 상승시켜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노리는 한국당은 이같은 반발을 최소화시키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국민의당 역시 안철수 대표와 측근 세력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찬성하지만 호남계와 구 민주계 등은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통합보다 민주당과의 연대나 협치를 선호한다.

바른정당이 햇볕정책과 호남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정체성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있어 통합이 쉽지 않다.

결국 정치권에서는 11월을 통합의 시점으로 보고 내부 의견 모으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국회 교섭단체 기준으로 여야 4당 중심이었던 정치권의 구도가 크게 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