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등 대기업, 농사용 전기로 이득 챙겨”
2018-10-23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대기업군으로 분류되는 오리온 등 일부 기업들이 원가회수율이 35%에 그치고 있는 농사용 전기 사용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더불어 민주당 이훈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자료를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오리온, 하림, 삼성, 한화, 현대차 등 5곳은 총 151GWh의 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5곳이 농사용 전기요금으로 납부해 산업용 전기요금 대비 약 96억원을 저렴하게 이용한 셈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농업경쟁력 증진을 위해 원가회수율 35%의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개설된 요금이다. 농작물 재배와 저온보관, 건조 및 양식 등을 하는 농업 종사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다.
농사용(갑)의 전력량요금은 산업용(갑)이 경부하시간대 공급받는 전기요금보다도 2배 이상 더 저렴하게 공급된다.
이 의원에 따르면 오리온의 경우 과자류 생산을 위한 감자의 저온저장고를 사용하는 사업부를 포함, 4곳의 사업장에서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오리온은 5년간 1784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억9230만원의 요금을 납부했다. 이는 산업용 전기요금 사용시보다 10억7430만원 저렴한 수치다.
하림의 경우 10곳의 사업장에서 지난 5년간 8252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37억4540만원의 요금을 납부했다. 만약 이를 산업용으로 전환할시 요금은 85억1280만원으로 추가되는 요금은 47억6741만원에 달한다.
한화리조트는 양수장을 운영하는 명목으로 농사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5년간 3185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억3670만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산업용전기를 사용했을 경우 한화리조트는 25억5570만원의 요금을 더 납부해야 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현대서산농장과 현대건설 등 기업들이 10곳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년간 1716만kwh전력을 사용해 7억2411만원을 납부했다. 이를 산업용전기로 사용했다면 현대는 10억5880만원의 요금을 더 부과받아야 한다.
삼성물산도 에버랜드리조트의 화훼재배 사업에서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 5년간 약 178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82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하면 1억8290만원의 요금이 발생해 1억470만원 가량을 더 내야할 상황이다.
이 의원은 “농사용 전기요금은 전기원가의 35%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정작 대규모로 조직적인 운영을 하는 일부 대기업들이 다른 농업인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고 있다”며 “이는 농업경쟁력 증진을 위해서 농사용 요금을 운영하는 취지를 퇴색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군과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농에는 전력 공급가격을 올리고, 거기서 회수한 원가를 다른 영세한 농업인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농업용 전기를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