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선택…‘洪-劉’ 대선주자 조기 등판
“지방선거 승리로 당 살리겠다” 명분…비판 목소리도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바른정당이 신임 당대표에 유승민 의원을 선택했다. 바른정당은 13일 당원대표자회의(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를 통해 신임 당대표로 유 의원을 선출했다.
이날 결과로 지난 5·9 대선 주자로 나섰다 고배를 마셨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 대표가 나란히 각 당 대표로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는 통상적으로 대선에서 패배한 이들이 한동안 정치적 칩거에 돌입했었던 기존 관행과는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해외에 머물면서 후일을 도모했고, 2년8개월 이후 복귀를 공식화했다. 1997년 대선 패장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듬해 8월 복귀했지만 그 역시 9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19대 대선에서 2~4위를 기록한 후보들이 잇따라 당 전면에 조기 등판했다.
한국당의 홍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2위를 기록한 뒤 휴식차 미국으로 향했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귀국한 후 곧바로 전당대회에 출마, 당 대표로 선출됐다.
뒤를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8월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가 됐다. 안 대표의 조기 등판에 당 안팎의 반발이 있었으나, 아랑곳 않고 출마를 강행했다.
이들 모두 당의 재건을 조기 등판의 명분으로 삼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살려내겠다며 안팎의 반발을 물리쳤다.
다만 대선 주자들의 조기 등판은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과 동시에 한편으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당사자의 책임감 부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홍 대표의 경우 당 혁신과 바른정당 탈당파를 받아들이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親박근혜)계 수장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 작업을 벌이려다 친박계로부터 ‘대선 패배의 책임’등을 지적당하며 리더십에 균열을 맞기도 했다.
또 이들 모두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재건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이상 내년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공천 등에 대한 책임도 지게 돼 정치적 내상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편 유 대표는 향후 바른정당의 자강을 위해 탈당사태 이후 당이 맞은 위기를 극복하고 중도보수대통합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이 주어져 어깨가 무겁게 됐다.
유 대표는 이날 당원대표자회의 직후 당선 기자회견에서 “만약 3당(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중도보수 통합, 건전보수 세력 결집, 중도개혁세력까지 포함하는 결집을 위해 같이 논의할 수 없다면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국민의당에 대해 창구를 만들어서 논의를 진행해 볼 생각”이라고 밝혀 중도보수대통합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