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버거편②] 버거킹, 영업이익 들쭉날쭉…사모펀드 엑시트 먹구름?

2024-08-20     박영주 기자

[편집자주] 내년이면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시작된다. 정치권에서는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를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중심가 오피스타운에는 한 끼 식대가 1만원을 넘는 곳이 즐비하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1만원으로 한 끼 해결할 수 대표적인 식품이 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햄버거’가 주인공. 그런데 이 햄버거마저도 물가상승을 이유로 대부분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서민 입장에서는 ‘햄버거 너마저?’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이에 본지는 햄버거 가격인상 적정성과 함께 대표적인 버거 브랜드 기업들의 경영 및 재무현황을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사모펀드 손아귀에 떨어졌으니 햄버거 맛은 없어지고 비싸지는건 시간문제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주인이 ‘사모펀드’로 바뀔 때마다 많은 소비자들은 이같은 우려를 내놓는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에서는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가격인상‧비용절감 등을 단행하기 마련이다. 이를 통해 외형상 성장을 시키고나면 비싼 가격에 매각해 수익을 보는 식이다.  현재 국내 햄버거 업체들 중 사모펀드의 품에 안겨있는 곳은 ▲버거킹(2016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맘스터치(2019년 케이엘앤파트너스) ▲KFC(2023년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 등으로, 지난해 2~3월 이들 3개 업체가 모두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KFC만 가격을 올린 상태다.  성공적 엑시트를 최종 목적으로 두고 있는 사모펀드의 품에서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어떤 식으로 영업활동을 이어가는지 재무적인 면을 들여다본 결과, 3사 모두 각기 다른 모습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사모펀드의 품에 안긴 뒤 2021년부터 엑시트를 염원하고 있는 ‘버거킹’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연도별
버거킹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지분 100%를 소유한 비케이알(BKR)이 운영하고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다. 1984년 한국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40년간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버거킹이 사모펀드의 품에 안긴 것은 지난 2012년의 일이다. 두산그룹은 인수자인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게 버거킹을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1100억원이었다.  이후 VIG파트너스는 인수 4년 만에 몸값을 2배 가량 불려서 2016년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AEP)’에 매각했다. AEP는 2021년부터 버거킹을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인수처를 찾지 못한 상태다.  최근 5년 간의 버거킹 실적 추이를 보면 매출액은 ▲2019년 5028억 ▲2020년 5713억 ▲2021년 6784억 ▲2022년 7574억 ▲2023년 7453억원, 영업이익은 ▲2019년 181억 ▲2020년 81억 ▲2021년 248억 ▲2022년 78억 ▲2023년 239억 등이었다.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 해왔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들쭉날쭉한 모습이었다. 영업이익률 역시도 2019년 3.6% ▲2020년 1.4% ▲2021년 3.7% ▲2022년 1.0% ▲2023년 3.2% 등으로 등락을 오갔다.  프로모션 같은 마케팅 비용의 영향을 받는 판매관리비(판관비)의 액수와 비중을 추이를 보면 ▲2019년 2996억원(59.6%) ▲2020년 3445억원(60.3%) ▲2021년 4027억원(59.4%) ▲2022년 4585억원(60.5%) ▲2023년 4535억(60.9%) 등으로 60% 비중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액수가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도별
2021년 버거킹의 매각이 무산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외식시장 위축과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인한 투자시장 냉각화 영향이 컸다. 한때 M&A 시장에서 버거킹 매각가가 7000억원에서 1조를 호가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시들해졌다. 조급해진 것인지, 2022년 초부터 버거킹은 2022년 단기매출 상승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1+1, 60% 할인 등의 프로모션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버거킹을 제값주고 사먹으면 바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러한 무리한 행보는 재무적 지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일시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 상승했던 것과 달리, 2022년에는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반토막 나는 등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도 -22억53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설상가상으로 매각이 무산된 이후, 버거킹은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재매각을 위해 가격인상과 원가절감, 과도한 프로모션 비용을 전가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버거킹의 전체 매장수는 472개이며 이중에서 직영점은 347개, 가맹점은 125개다. 직영점의 비중이 전체의 73.5% 가량에 달해 상대적으로 가맹점 비율이 적다. 가맹점주들을 중심으로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장헌 버거킹 가맹점주 협의회장이 “버거킹은 미국에서 로열티와 광고비를 합산해 8.5%를 가져가는 반면 우리나라는 물류마진과 배송비를 합쳐 17.8%를 가져간다”며 매출규모에서 차이가 있는 직영점과 가맹점에 똑같은 물류배송비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올해 버거킹은 가격인상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지난 2022년 1월‧7월과 2023년 3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6000원대였던 와퍼는 7000원 이상으로 가격이 16% 넘게 인상됐고, 프로모션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더이상 비싼 가격의 버거킹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4월 버거킹은 한국 진출 40주년을 기념해 신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40년 만에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올렸다가 소비자들로부터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가격인상 소식까지 전해진다면, 자칫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버거킹이 2024년 상반기 가격인상을 잠정 보류한 것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도 적지 않았다.   버거킹의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재무적 불안정성 문제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2018년에는 110.7%였던 부채비율은 2019년 202.5%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2019년부터 변경된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리스기준 개정에 따라 비용으로 처리하던 장기임차료가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로 계상되면서 향후 내야할 매장임차료가 회계기준 상 모두 빚이 된 영향이다. 이후 꾸준히 220%대를 이어오다가 지난해인 2023년 263.4%까지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 200%가 넘어가면 재무건전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는 만큼, 성공적 엑시트를 위해 매각을 꿈꾸는 버거킹의 현 상황은 여전히 먹구름이 잔뜩 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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