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사장 인천공항포럼 창립...8년 전 인천공항발전포럼 판박이
4년 전 인천공항경제권추진협의회 결성, 구호만 외치다 종적 감춰
“인천항발전협의회 같이 경제·노동계 아울러 목표 구체화 필요”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학재)가 공항·산업·학계·지역을 아울러 인천공항과 지역사회의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소통창구로 인천공항포럼을 발족했다.

인천공항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는 취지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정작 구성원은 다양하지 못해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엔 전임 사장 시절 결성된 모임들처럼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다.

지난 5월 30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인천공항포럼’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2024.05.30. 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지난 5월 30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인천공항포럼’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2024.05.30. 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지난 5월 30일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인천공항포럼’ 창립을 공식화하고, 제1회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해 공동 주관단체로 인천학회, 인천경영포럼, 인항회 회장들이 참석했다. 아울러 인천공항 상주기관장, 공사 자회사 경영진, 지역 주민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포럼이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공사가 지역 동반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다양한 활동과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상생 발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자평했다.

공사는 8월에는 ‘첨단기술 시대의 비즈니스 혁신 전략’, 11월에는 ‘인천공항과 지역상생’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참여단체를 확대하고, 세미나·토론회·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포럼을 한층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경제권추진협의회 결성, 구호만 외치다 종적 감춰 

인천공항포럼 창립 취지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인천공항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기관이 협력을 모색하는 모임은 처음이 아니다. 전임 사장 시절에도 큰 포부와 함께 이러한 모임을 결성한 바 있으나, 결국엔 사장 임기 종료와 함께 쥐도 새도 모른 채 사라지기 일쑤였다.

지난 2020년 7월 구본환 사장 시절에도 인천공항공사는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도시공사, 인천관광공사, 인천테크노파크,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합동으로 ‘인천공항경제권 추진협의회’를 공식 출범했다.

공사는 협의회 출범 당시 인천공항경제권 구축 사업의 효율성이 증대되고 유관기관 상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 평가했다. 하지만 정작 이후 활동은 찾아볼 수 없다. 구호만 외치다 만 셈이다.

2020년 7월 21일 인천시청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시 등 9개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인천공항경제권 추진협의회 출범식’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 인천시 박남춘 시장(사진 왼쪽에서 5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07.21. 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2020년 7월 21일 인천시청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시 등 9개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인천공항경제권 추진협의회 출범식’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사진 왼쪽에서 4번째), 인천시 박남춘 시장(사진 왼쪽에서 5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0.07.21. 사진제공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포럼, 8년 전 인천공항발전포럼 판박이

이보다 앞서 지난 2016년 4월 정일영(현 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구을 국회의원) 사장 시절엔 인천공항발전포럼이 열렸다. 당시 포럼은 인천공항공사가 주최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모임으로 학계, 연구기관, 항공사, 여행업계, 정부기관, 언론기관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 포럼은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 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하고 실행의 원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8년 9월까지 나름 2년 5개월가량 유지됐으나, 이후 새로운 사장이 부임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같이 경제·노동계 아울러 목표 구체화 필요”

결국 인천공항 발전을 모색한다는 발전적인 취지로 거듭 협의체가 구성되지만, 연속성은 갖지 못하고 사라지기 일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인천공항 발전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을 독립적인 조직 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인천항발전협의회처럼 인천공항도 관련된 경제·노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발전 논의기구를 만들어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항공노선 확대나 여객·화물 증대 방안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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