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백령 하모니플라워호, 검사 후 45일 만에 첫 운항 고장
피해 승객 270명 배상여부 '불투명'... "공영 선박 운행해야"

인천투데이=이서인 기자│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대형여객선이 정기검사 후 첫 운항에서 엔진 고장으로 회항했다. 여객선 승객 270여 명은 2시간 동안 발이 묶여 불편을 겪었다.

이에 인천 도서지역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하모니플라워호 승객들이 여객선을 옮겨타고 있다.(사진제공 김형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1일 오전 7시 50분께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한 2071톤급 하모니플라워호가 엔진 이상을 일으켜 출항한지 50분 만에 회항했다고 밝혔다.

하모니플라워호에 백령·소·대청도 주민 등 승객 222명과 승무원 10명을 탑승해있었고, 차량 13대도 실려있었다.

앞서 하모니플라워호는 지난 2월 15일 부산에서 선박 정기검사를 받았다. 운항을 중단한 45일 만에 이날 처음 출항한 것인데 엔진이 고장난 것이다. 이 여객선은 이용했던 백령도와 소·대청도 주민들은 정기검사를 제대로 한 건지 의심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관련 보고를 받고, 여객선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로 회항 조치했다. 또한, 이날 오전 8시 30분께 백령도로 출발한 534톤급 코리아킹호를 회항 조치했다. 코리아킹호가 인천대교 해상을 지날 무렵이었다.

코리아킹호는 9시 12분께, 하모니플라워호는 오전 9시 40분께 각각 인천항에 도착했다. 하모니플라워호 승객들은 코리아킹호에 옮겨탔고, 코리아킹호는 오전 10시 5분께 출항했다. 다만, 하모니플라워호에 실려있던 차량 13대는 코리아킹호 규모상 싣지 못했다.

하모니플라워호를 탑승한 김형진 서해3도이동권리추진위부위원장은 “지난달 인천에서 3000톤급 대형여객선 투입 등 3도 주민들의 이동권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하모니플라워가 45일간 정기검사를 하고 첫 출항에서 고장이 났는데 제지하는 관청에서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코리아킹호 측은 환불을 못해준다고 했고, 하모니플라워호 측에서도 피해배상안을 내지 않고 있다”라며 “섬 주민들의 안전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영 선박을 운행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심효신 서해3도이동권리추진위원장은 “배를 옮겨타는 과정에서 승객 270여 명이 대혼란을 겪었다. 3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피해배상안이 아직까지도 없다"라며 "선박 점검을 45일 동안 한 후 첫날 운행에 사고가 난 것은 해운사의 과실로 피해배상을 해야한다”라고 비판했다.

하모니플라워호를 운행하는 에이치해운 관계자는 "자체 여객운송약관에 관련 피해 배상 규정이 없다. 다만, 목적지 도착에 지연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운임 10%를 배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부산에서 선박 수리 후 한국선급에 최종 인증을 받고 출항한 만큼 문제가 없었다. 현재 자세한 원인을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해3도(백령·대청·소청) 이동권리추진위원회’는 지난달 3일부터 인천 곳곳에서 서해3도 주민들의 이동권과 교통권 보장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와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백령공항 건설사업을 즉각 추진하고, 서해3도를 오가는 항로에 3000톤급 대형여객선을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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