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 700억원 거론...화물·여객선사와 물류기업 등 접촉
취항 15달새 5달 휴항...매년 선박금융 상환 적자 허덕
국제카페리 운항도 어려워 난항 예상...신뢰도 회복 관건
선사 측 "투자유치 차원 외부업체 접촉...매각시도 아냐"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여객선 비욘드트러스트호(2만6546톤) 운영선사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선박과 함께 해운사업 분야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그동안 엔진 결함으로 인한 잦은 운항 차질로 인해 경영악화가 이유로 거론된다. 그러나 하이덱스스토리 측은 투자유치 활동이 와전된 것이라며 매각설에 선을 그었다.

비욘드트러스트호.(사진제공 하이덱스스토리지)
비욘드트러스트호.(사진제공 하이덱스스토리지)

14일 인천 해운업계 취재를 정리하면, 하이덱스스토리지 측은 최근까지 국내 화물·여객선사와 물류기업 등을 만나며 선박과 해운사업부 매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촉한 업체는 호남에서 제주행 카페리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 1개와 외항 화물 운송업체 2개이며, 제시한 매각 금액은 700억여원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하이덱스스토리지가 경영악화로 선박을 매각한 뒤 해운사업을 포기하려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운영하는 항로는 인천~제주 구간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잦은 엔진 결함으로 출항에 자주 차질을 빚었다. 현재도 여객을 제외한 화물만 싣고 있다.

지난달 4일 오후 제주도에서 인천으로 출항 예정이던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엔진 결함으로 출항을 취소했다. 지난 2021년 12월 취항한 뒤 15개월여 동안 5번이나 출항에 차질이 생겼다. 현재까지 휴항한 기간을 합치면 5개월에 달한다.

비욘드트러스트호는 건조하는 데 710억원이 투입됐다. 이 중 80%에 달하는 568억원을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선박금융으로 조달했다. 원금과 이자를 합쳐 매년 약 90억원씩 상환해야 하는데, 운항 기간도 짧아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천~제주 구간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항로이기도 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잦은 휴항 속에서 선박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져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비욘드트러스트호가 규모는 크지만, 연안여객선 전용이라는 점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만든 선박안전 표준인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SOLAS) 규정상 이 선박은 국제운항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제 카페리로 쓰고 싶어도, 배를 개조해야 하는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

업계로부터 나온 매각설에 하이덱스스토리지 관계자는 “잇따른 운항 차질로 경영난은 맞지만, 해운사업 부문을 매각하려는 건 아니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외부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다보니 와전된 것 같다”며 “접촉한 업체들과 투자지분 참여 비율은 협의하고 있다. 경영권은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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