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건국 대통령’ 추앙받는 이승만의 민낯
황현필 소장 "건국대통령 주장은 반헌법적"

인천투데이=김현철·현동민 기자│

120년 전 인천은 대한민국의 이민사가 시작된 곳이다. 인천은 대한민국 이민사가 시작한 도시이자, 하늘·바닷길로 들어온 다양한 정체성을 보유한 이주민이 정착해 살아가는 도시다. 그래서 인천을 ‘디아스포라’의 도시로 부른다.

한인의 '집단 디아스포라 시작 역사'를 보유한 하와이 노동이민의 시작은 인천이다. 하와이 노동이민자들이 쌈짓돈을 모아 학교 건립을 요구했을 때 거론된 장소가 인천인 이유이다.

이렇게 세워진 인하대학교에선 ‘친일’, ‘독재자’ 비판을 받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복원으로 구성원 간 갈등이 수시로 벌어진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 들어 이른바 ‘이승만 미화’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이승만 동상 복원 요구가 더 거세지는 형국이다. <인천투데이>는 인하대 개교 70주년에 맞춰 다시 등장한 ‘이승만 동상 복원’ 요구와 관련해 7차례 긴급 점검한다. <기자말>


1. 때마다 나타나는 인하대 이승만 동상 ‘복원’
2. ‘건국 대통령’ 추앙받는 이승만의 민낯
3. 이승만 '친일 독재자'인가 아닌가
4. 이승만 동상 설립 뒤 정치권의 검은 손
5. 인하대, 이민자 요구로 탄생한 ‘민족대학’
6. 해묵은 ‘이승만’ 논쟁으론 인하대 발전 없다
7. 70주년 인하대, 민족사학에서 글로벌 사학으로

연설 중인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출처 KTV유튜브 갈무리)
연설 중인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출처 KTV유튜브 갈무리)

반공 외치며 외면한 친일파 청산 외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초대 대통령에 오른 이승만은 광범위하게 친일파를 등용했다.

해방 이후 한국 사회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일제 잔재 청산이었다. 그러나 이승만은 오히려 많은 친일파를 정부와 군, 경찰 고위직(노덕술, 김창룡 등)에 앉혔다.

이승만이 친일파를 대거 등용한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국내 정치 세력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오랜 미국 망명 생활로 다른 독립운동가 출신 지도자들과 달리 국내 정치 기반 세력이 빈약했다.

이에 이들을 대거 등용하며 과거 자신의 지지 세력을 공고화했고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은 이승만에 의탁해 자신의 사회·정치적 수명을 연장했다.

그리고 이들은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친일파 청산을 방해했고 자신들의 신분을 이른바 ‘반공투사’로 세탁했다.

이승만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친일파들이었기에 친일파 청산에 적극적일 수 없었고 오히려 방해했다. 

반민특위 기념사진 (사진출처 KBS 교양 유튜브 갈무리)
반민특위 기념사진 (사진출처 KBS 교양 유튜브 갈무리)

이승만 정권의 방해, 바로잡지 못한 민족정기

그는 친일파 청산을 위해 출범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친일파 축출 활동을 “헌법에 위배된다”고 담화에서 발언하는 등 반민특위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친일파를 두둔했다.

이승만은 1949월 1월 ‘반민족행위처벌법’ 시행 최소화 담화를 발표하고 그해 7월까지 국무회의에서 11회에 걸쳐 반민법 개정 논의를 거쳐 그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반민법 개정 요구는 표면적으로 특별검찰부·특별재판부와 특경대를 폐지하는 것이었으나 이면은 반민특위 자체를 와해시키는 게 목표였다.

이로 인해 반민특위는 ‘반민특위습격사건’ 등 이승만 정권과 친일파 세력들의 방해로 인해 와해됐다. 이는 사회 정의 실현을 저해했고 과거사 청산이 이뤄지지 않아 민족정기에 2024년 현재까지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럼에도 철거됐던 인하대학교의 이승만 동상을 복원하자는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승만 동상 설립, 역사의 수레바퀴 거꾸로 돌리는 일”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 소장은 “헌법 전문을 보면 ‘불의에 저항한 4.19 혁명 정신을 계승한다’는 표현이 나온다. 즉 이승만 정권은 ‘불의’였고 역사적 평가가 이미 끝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깨부셨던 동상을 다시 세운다는 건 역사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며 이는 반 헌법적이고 반대한민국적인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인천지회 창립대회 홍보 포스터. (자료제공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인천지회 창립대회 홍보 포스터. (자료제공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건국대통령 추대는 반헌법·반국가적 주장"

이승만을 옹호하고 그를 국부로 추앙하는 일부 단체에서는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이라고 칭한다. 즉 이는 이승만이 대한민국을 ‘건국’한 대통령으로 보는 시각이며 대한민국의 뿌리를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으로 칭하는 건 반헌법적이며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국가적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황 소장은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으로 칭할 경우 헌법 전문과 임시정부 법통, 3.1 운동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인하대는 일제강점기 때 하와이 교포들이 사탕수수 밭에서 모은 성금으로 세워진 학교”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민족사학에 왜 이승만 동상이 들어서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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