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교역량 전년 대비 10% 증가
아세안, 미국 제치고 중국과 동맹 선호
한국, 아세안 내 영향력 키울 방안 모색해야

인천투데이=김도윤 기자│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의 교역액이 20년만에 7배 이상 성장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양측 간 협력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아세안의 중국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매체 <신화통신>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양측 교역액이 2004년 8763억8000만위안(약 166조원)에서 2023년 6조4100억위안(약 1215조)으로 연평균 11% 증가했다며, 아세안이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올해 8월까지 교역량 전년 대비 10% 증가

중국 세관 직원이 수입 두리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중국 세관 직원이 수입 두리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대아세안 수출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해 중국 전체 교역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아세안은 4년 연속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 자리를 지켰다.

중국-아세안 교역을 견인한 주체는 민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민간기업의 대아세안 수출입은 13.3% 증가해 전체의 62.2%를 차지했다.

농식품 교역도 활발하다. 아세안은 중국의 주요 농산물 수입국 중 하나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대아세안 농산물 수입은 1613억4000만위안(약 30조5000억원), 수출은 1034억3000만위안(약 1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아세안, 미국 제치고 중국과 동맹 선호

아세안이 미국이 아닌 중국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 (자료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 ) 
아세안이 미국이 아닌 중국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 (자료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 ) 

싱가포르의 동남아연구기관인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가 올해 1월 3일부터 2월 23일까지 시민사회 활동가, 언론종사자, 학자,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4월 발표했다.

이 연구기관의 ‘동남아시아 현황: 2024 조사보고서’를 보면 미중 경쟁 상황에서 미국보다 중국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응답이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중국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38.9%에서 50.5% 상승한 반면, 미국을 선택한 비율은 지난해 61.1%에서 49.5%로 하락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 중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태국에서 중국과 동맹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에서는 미국과 동맹을 지지하는 응답이 소폭 증가했다.

아세안에서 중국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는 중국의 무역과 투자 혜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는 미국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했는데, 이는 이들 국가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빚고 있는 영토 분쟁을 해결하려면 미국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아세안 내 영향력 키울 방안 모색 필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3 정상회의의 모습. (사진 대통령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3 정상회의의 모습. (사진 대통령실) 

또한 아세안은 자국에 정치적·전략적 영향력을 가진 상대국으로 중국, 미국, 아세안, 일본, EU, 한국, 영국, 호주, 인도 순으로 꼽았다. 한국은 지난해 1.7%에서 올해 1.4%로 감소했다.

아세안이 제3의 길을 선택한다면 가장 선호하는 상대국으로는 EU, 일본, 인도, 호주, 미국, 한국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선호하는 응답이 지난해 3.2%에서 올해 5.9%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이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주요 상대국으로의 입지를 강화하려면, 교역 확대를 비롯해 양측 교류 증진을 위한 방안 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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