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플랜트노동조합 경인지부, 10일 오전 파업돌입 기자회견
“무급 꺽기로 노동자 인생 매일 1시간씩 훔치는 시간 도둑 삼성”
삼성이앤에이 “휴게시간·생리휴가·휴일수당은 협력사 결정” 발뺌

인천투데이=박규호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짓는 5공장 건설 현장이 열악하다며 원청인 삼성그룹의 이재용 회장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경인지부는 1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소재 중부고용노동청 앞에서 삼성바이오 건설 노동자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경인지부는 추석 전 문제 해결에 나설 것과 ▲퇴직공제금 의무 납부분 납입 ▲무급시간 단축 ▲법정공휴일 수당 지급 ▲생리휴가 유급화 ▲청원휴가 차별해소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 9일 고용노동부 중부고용노동청 조정중지와 쟁의행위 찬반투표로 쟁의권을 얻은 삼성이앤에이 협력사인 성도이엔지가 건설하는 삼성ADC(항체약물 접합체) 센터 건설 조합원들이 오는 12일 경고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10일 오전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10일 오전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동자 인생 매일 1시간씩 훔치는 시간 도둑 삼성"

김정호 전국플랜트노조 경인지부장은 "삼성은 주52시간 노동 상한선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 매일 1시간을 무급(일명 꺾기)으로 쉬라고 하고 있다"며 "이는 최대 5000명에 달하는 건설노동자 인생을 매일 1시간씩 훔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건설현장에선 공휴일수당 미지급, 법적 의무인 퇴직공제금 체납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삼성이앤에이 하청(협력사)인 성도이엔지는 공사대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자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안 전국플랜트노조 위원장은 "국내 건설 현장 대부분이 휴게실과 휴게시간을 충분히 보장받고 있다"며 "그런데 송도바이오로직스 건설 현장은 노동자가 점심시간 식사를 위해 줄 서서 들어가는 시간만 40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1~2시간 동안 무임금으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는 작년과 재작년에도 수차례 얘기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또한, 퇴직공제금 의무 납부자인 시공사 삼성이앤에이는 지난 2월부터 퇴직공제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삼성이라 가능한 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이재용 회장이 협력회사도 생존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며 "그룹사 간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협력회사에 대한 기성금 정산과 노동조합 무급시간 단축 요구에 응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삼성 "휴게시간·생리휴가·휴일수당은 협력사 결정" 발뺌

삼성바이오 건설현장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진행중이다.
삼성바이오 건설현장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진행중이다.

삼성이앤에이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해명했으나 휴게시간과 생리휴가, 휴일수당은 협력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발뺌했다. 또한, 퇴직공제금 체납 문제는 노조의 주장이 맞다며 조속히 완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앤에이 관계자는 "삼성이앤에이는 노동자 대표와 협력사가 참여하는 정기노사협의체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부분 노조 요청 사항이 노사협의체에선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도이엔지 공사대금 지급은 지난 4월 1차 기지급됐으며 2차 공사비 증액 금액도 완료하고 9월 지급 예정"이라며 "퇴직공제금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조속히 완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노사협의체로 노동시간 8시간에 휴게시간 2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휴게시간 배분과 휴일수당, 보건 휴가 등은 협력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며 노조가 주장하는 휴게시설과 화장실 미비 문제는 현장 조사 결과 충분히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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