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언론 지원사업| 서해 최북단 백령공항이 가져올 미래①
국경 변방 지키고도 소외 울릉·흑산·백령도 하늘길 숙원 현실로
울릉공항, 국내 섬 소형공항 선두주자...독도 실효지배 강화 효과
흑산공항, 10년 넘게 끌던 환경영향평가 마무리 올해 착공 목표
백령공항, 여객선 야간운항 금지에 더 절실... 인천시 운영 기대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대한민국 섬 주민들은 오랜 세월 국경의 변방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그동안 육지와 달리 이동권에 제약을 받으며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며 살아왔다.

연륙교가 없는 섬의 경우 대부분 육지를 오갈 때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천 백령도를 비롯해 울릉도·흑산도 등 국경 끝단의 섬을 오가는 여객선들은 기상악화로 인해 배가 뜨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더구나 백령면과 대청면의 경우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인접한 최북단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수십년간 야간운항이 금지되는 안보규제까지 더해졌다. 남북분단 현실에서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3도 주민의 기본권 제약은 당연한 일로 치부됐다.

그러던 중 백령도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지난 2022년 1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본궤도에 돌입했다. 이르면 2027년 개항이 목표다.

백령공항은 섬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관광수요 창출과 향후 서해평화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게다가 인천시는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로서 백령공항 운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백령공항에 대한 다양한 청사진이 현실화 되면 어떤 모습이며, 선결할 과제는 무엇인지 앞으로 총 6편에 걸쳐 살펴본다.<기자말>

울릉공항 조감도.(사진제공 울릉군)
울릉공항 조감도.(사진제공 울릉군)

울릉공항 2026년 개항...섬 소형공항 첫 주자 귀감 기대

정부는 섬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울릉도·흑산도·백령도에 소형공항 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중 울릉공항 개항 시기는 2026년 1분기로 가장 이르다. 그만큼 후발주자인 흑산공항과 백령공항 사업에도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울릉공항은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산 144 일원에 지어진다. 2020년 11월 착공했으며 2025년 초 개항 예정이다. 국내에서 연륙교가 없는 섬 중에는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들어지는 공항이다. 지난 9월 초 기준 전체 공정률은 36%다.

총사업비 7092억원을 투입해 활주로 길이 1200m 폭 36m 규모로 소형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기존에는 50인승 수준의 소형항공기만 취항할 수 있게 계획했으나 최근 80인승까지 가능하게 활주로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추후 백령·흑산공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울릉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뱃길 3~4시간을 포함해 8시간 이상 소요되는 이동시간이 1시간 내외로 단축될 수 있다. 섬 지역의 불편한 교통여건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응급환자 수송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한 울릉공항 건설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관광 활성화와 항공노선 확대로 인한 경제효과도 기대된다.

흑산공항 조감도.(사진제공 전라남도)
흑산공항 조감도.(사진제공 전라남도)

흑산공항 사업 추진 10년만에 올해 첫삽 기대감 ↑

빼어난 풍광으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흑산도를 찾는 연간 관광객은 울릉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019년 기준 56만명이 찾았다.

흑산공항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에 조성된다. 2015년 12월 울릉공항과 함께 건설계획이 발표됐다. 활주로 규모도 길이 1200m 폭 35m 규모로 울릉공항과 같다. 기존에 서울에서 8시간 이상 걸리는 소요시간이 1시간 내외로 단축된다는 것도 울릉공항과 공통점이다.

흑산공항은 지난 2013년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값이 4.38로 높은 경제성을 확보했다. 총사업비는 1833억원으로 울릉공항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된다.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신안군 내 주변 섬들과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돼 신안군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수도권에서 흑산도를 가장 빨리 가도 최소한 4시간 30분이 걸린다. 서울(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2시간가량을 달려 목포역에 도착한 뒤, 여객선으로 환승해 2시간을 넘게 달려 흑산항에 닿을 수 있다. 하지만 흑산도에 공항이 생기면 수도권에서 1시간만에 갈 수 있다.

백령공항 주변지역 개발구상 조감도.(사진제공 인천시)
백령공항 주변지역 개발구상 조감도.(사진제공 인천시)

‘한반도 화약고’ 한복판 백령공항, 접경지 발전 역할 기대

백령공항은 인천시 옹진군 진촌리 일원에 지어진다. 백령공항 건설사업은 지난 2014년 8월 옹진군이 국토교통부에 비행금지구역 해제와 소형공항 개발을 건의하면서 논의됐다. 이후 2016년 5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에 반영되면서 사업이 구체화 됐다.

지난 2017년 국토부가 수행한 백령공항 건설사업 사전 경제적 타당성 검토에서 비용대비편익(B/C)값이 2.19로 높게 나와 사업 추진을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2020년 2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재부 예타 대상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에 인천시와 옹진군은 예타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사유에 대한 대응논리를 만들었고, 세 번째 도전 끝에 지난 2021년 11월 기재부 예타 대상사업에 선정됐다. 총사업비는 2018억원이다.

그동안 서해3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선박으로만 4시간 달려야 닿을 수 있다. 그동안 북측과 맞닿은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안보논리에 야간운행이 가로막혔다. 이는 울릉도·흑산도보다도 접근성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소였다.

하지만 백령개항이 개항되면 국내 곳곳의 이동시간이 1시간 30분 내로 크게 줄어 1일 생활권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울릉도·흑산도와 마찬가지로 방문객들이 늘어나 관광수요가 증가해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전망이다.

아울러 백령공항은 접경지역에 위치한다는 특성상 안보기능 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보다 지역과 상생하는 더욱 밀접한 공항으로 운영하기 위해 인천시는 직접 백령공항을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가 공항을 운영하는 국내 최초 사례다.

국토부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김포·제주·김해 등 주요 공항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지방공항들은 적자라 정부도 운영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이 기획기사는 2023년 인천광역시 지역언론 지원사업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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