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인천경제청의 본사 영종도 유치 계획 '글쎄'
올해 말까지 서울 강서구 본사 리모델링 마무리 앞둬
첨단시설 구축 수천억 투입 아시아나항공 통합 대비
“MRO 투자와 본사 이전은 달라, 주주·직원 설득 불가”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대한항공 본사를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국제도시로 유치하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수천억원을 들여 서울 강서구 본사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2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정리하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 말까지 마무리를 목표로 서울 강서구 본사 건물 복합항공기지(OC, Operation Center)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김포 정비격납고에서 하공기가 점검을 받고 있다.(사진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김포 정비격납고에서 하공기가 점검을 받고 있다.(사진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본사 첨단시설 구축 수천억 투입 아시아나항공 통합 대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마무리 단계를 앞두고 노후 시설을 재정비하고, 본사 건물을 최첨단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본사 내 항공안전전략실, 정비격납고, 객실훈련센터를 비롯해 항공의료센터까지 핵심시설을 언론에 공개했다.

항공안전전략실은 항공기 운항·비운항 전 부문의 안전관리 요인을 총괄 관리한다. 안전관리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식별해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객실훈련센터에서는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내 비상 상황에 대한 안전 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항공의료센터는 항공기를 직접 조종하는 조종사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는 국토교통부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지정한 신체검사 전문 기관으로 다양한 신체검사 장비들을 갖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본사 리모델링은 개관한 지 26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투입한 사업비를 정확히 공개할 수 없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대한항공 본사가 영종도로 이전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사진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사진제공 대한항공)

“MRO 투자와 본사 이전은 달라... 주주·직원 설득 불가”

이와 별개로 인천경제청은 대한항공 본사를 영종도에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공항 인근 항공기 MRO를 위한 첨단복합항공단지와 경기도 부천에서 이전하는 대한항공 엔진정비단지에 더불어 본사까지 영종도에 들어서면 항공산업 집적화로 인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이유다.

이에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부동산개발사 파나핀토, 대한항공 등과 ‘항공복합문화시설’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각 기관이 항공 앵커기업 유치, 항공산업 허브 구축, 종사자 주거·문화시설 건립 등을 위해 협력하는 게 골자다. 이에 인천공항 인근 영종도 주민들 사이에선 대한항공 본사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이뤄지면 인천공항경제권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순 있다.

하지만, 해당 MOU가 대한항공 본사 영종도 이전을 담보하진 않는다. 수천억원을 들여 현재까지도 기존 본사 리모델링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 주주들과 직원들을 설득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본사 이전은 MRO 시설 투자와 규모가 다르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에서 인천시·인천경제청·파나핀토와 맺은 MOU는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MRO 투자사업으로 알고 참석한 것이다. 본사 이전은 현재로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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