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스마트전기자동차과 교수

인천투데이|2022년까지만 해도 전기차를 구매하려면 약 6개월에서 1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조회사의 전기차 재고가 충분해 본인에게 적합한 사양의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데 1~2개월이면 충분하다.

예전에 비해서 전기차의 인기가 시들어진 느낌이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전기차 선택을 주저하는 이유는 보조금 축소와 전기차 화재 이슈 등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제공ㆍ인천시)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제공ㆍ인천시)

제조회사 역시 전기차 판매가 둔화됨을 알고 있기에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페이스리프트(Face lift)된 차량(배터리 증가 및 주행거리 증가)도 기존 판매 가격과 동일하게 판매를 하거나, 일부 모델의 경우 약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물론 제조사의 노력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 전기자동차 구매까지 이어질 지는 판매량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전기차의 장점은 친환경적이고 유지비가 적다는 점이고, 단점으로는 구입가격이 높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 부분이다.

전기차를 구입할 때는 이러한 장·단점 외에도 여러 가지 항목을 고려해야만 구입 후에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충전 인프라이다.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을 때 약 80% 이상은 충전돼야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전기차는 급속 충전을 하는데도 약 20~6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집과 회사 모두에 충전기가 있는 경우 또는 가까운 거리에 장기 주차(10시간 이상)를 하면서 충전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하루 운전 거리이다. 전기차는 외부 온도에 따라서 주행 가능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주행거리의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겨울철에도 서울에서 부산을 한 번에 갈 수 있는 정도의 주행거리(약 400km)가 확보된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 차량이 주행하는 도로의 상태이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차량 하부에 설치돼 산간 또는 비포장(울퉁불퉁)도로의 돌출물 등에 의해서 손상을 받게 되면 배터리 손상과 고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튼튼하게 잘 만들어져 있지만 충격에 의해 균열이 간다거나 했을 때 습기가 침투해 차량에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운전 경험과 운전 습관이다. 초보 운전자의 미숙한 운전, 고령 운전자의 운전 시 인지·판단 능력 저하 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는 특성상 모터의 토크가 높아서 매우 민감하게 차량이 반응하며, 사고 발생의 형태에 따라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운전 경력이 많고 방어 운전 습관이 있을수록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결국 전기차를 구입하는 데는 차량의 가격, 성능, 옵션의 선택도 중요하겠지만, 거주지 주변의 충전 인프라, 도로 여건 등 주행 환경, 본인의 운전 경험과 습관도 고려해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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