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 경제논리 넘어 평등 관점으로 UAM 육성 방침
“UAM 지역 자산, 주민참여 활발”... 인천 시사점 커
소음·공해 등 기존 교통 불평등 극복 지속가능성 초점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항공 서비스는 그동안 일부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분야였다. UAM 산업은 단순히 하늘을 나는 택시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대중에게 항공 접근성을 높일방안을 고민하는 평등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지난 10일 인천 영종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2022 K-UAM 콘펙스’ 정책토론회에서 클린트 하퍼(Clint Harper) 미국 로스엔젤레스(LA)시 UAM 정책위원은 이같이 말했다. LA시의 정책기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클린트 하퍼(Clint Harper) 미국 LA시 UAM 정책위원이 '2022 K-UAM 콘펙스' 프레스데이에서 LA시의 UAM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클린트 하퍼(Clint Harper) 미국 LA시 UAM 정책위원이 '2022 K-UAM 콘펙스' 프레스데이에서 LA시의 UAM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하퍼 위원은 앞선 9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프레스데이에서도 UAM을 경제논리가 아닌 평등의 관점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하퍼 위원은 “미국 내에서도 항공산업을 선도하는 LA시는 항공산업이 지역사회의 자산이 될 수 있게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UAM 산업으로 생기는 경제적 혜택을 나눌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또한 한국처럼 연방정부 차원에서 항공산업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FAA(연방항공청)의 규제와 인증 제도를 지역공동체가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LA시는 평등의 관점에서 연방정부의 지침에 따라 UAM 산업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도 논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국회도서관이 올해 3월 발간한 '미국의 도심항공교통(UAM) 준비 현황-LA 사례를 중심으로'를 보면, LA시는 2020년 세운 ‘도심하늘원칙(Principles of the Urban Sky)’에 입각해 UAM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는 '평등한 접근'을 비롯해 안전, 지속가능성, 저소음, 지역고용 증대, 교통수단간 연결, 데이터 공유 등 7가지 대원칙을 담고 있다. 특히 ‘평등한 접근’은 취약계층도 새로운 교통수단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LA시의 ‘도심하늘원칙(Principles of the Urban Sky)’ 7가지.(출처 국회도서관)
LA시의 ‘도심하늘원칙(Principles of the Urban Sky)’ 7가지.(출처 국회도서관)

최근 LA시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선 유색인종과 저소득층이 자동차 배출가스에 노출되는 위험이 훨씬 크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LA시는 과거 교통시스템이 유발한 불평등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UAM 분야에서 공정의 문제를 특히 신경 쓸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LA시는 UAM 산업 육성 과정에서 주민참여가 활발하다. 지난 2020년 12월 미국 최초로 ‘UAM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기존 교통인프라에 UAM을 접목할 방법을 모색하고, 주민들에게 UAM을 홍보·교육·체험해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조직이다.

여기에 한 축을 담당하는 LA시 도심이동연구소는 공공기관, 기업, 지역사회 주민들로 구성된 기관이다. LA 경제개발부 산하에 있었는데, 2020년 별도 비영리기관으로 출범했다.

예를 들어 UAM 정류장 겪인 버티포트(Vertiport) 건설 분야에서 기업들은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수 있다. 이에 도심이동연구소는 소음 공해, 화재 위험, 용도지역제 등 다양한 쟁점을 고려하기 위해 교통 관련 시민단체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이는 UAM 선도도시를 외치는 인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천시는 UAM 상용화를 위해 도시의 정책·환경·인프라 구축을 선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도시수용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UAM 산업이 점차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구는 아직 미비하다.

시는 지난 2015년부터 ‘항공정책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토대로 UAM 산업에서 주민참여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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