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승만기념사업회 인천지회 창립대회 예고
총학생회동문회 “창학 역사, 이민 동포 기려야”
시민사회 “이승만 과오 사실만으로도 건립 불가”

인천투데이=김현철 기자│이승만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인천지회가 인하대학교 내 ‘이승만 동상 재건’을 내걸고 창립을 예고하자,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인천지회(이하 인천지회)는 오는 24일 창립대회를 열고 이승만 전 대통령 헌양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건다고 23일 밝혔다.

단체는 “초대 지회장으로 권오용 변호사를 선임한 뒤 지난 1984년 철거한 인하대 내 이승만 동상 재건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하대 교정에 있던 이승만 대통령 동상이 제자리에 복귀하지 못한 일은 불행한 일”이라며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교정에 복귀시키는 일이 인천지회의 가장 우선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인천지회 창립대회 홍보 포스터. (자료제공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인천지회 창립대회 홍보 포스터. (자료제공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하대 동문들과 지역사회 내부에서 반발이 크게 일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하와이 교민들은 동양의 MIT를 목표로 모국에 대학을 세워달라고 모금을 해 전달했고, 당시 이승만 정권은 이 모금을 활용해 1954년 인천에 인하대를 세웠다. 인하대의 인(仁)은 인천에서, 하(荷)는 하와이에서 따왔다.

인하대는 1979년 2월 인하대 창학 정신을 기리자는 의미로 인하대 내 인경호 인근에 6.3m(좌대 3m 포함) 높이로 이승만 동상을 세웠다. 하지만, 1984년 이승만의 독재와 친일행적이 불거졌고, 학생들이 철거했다.

인하대학교 총학생회동문회 관계자는 “인하대 창학의 역사는 이민과 노동, 상상 초월의 고통을 넘어 발현한 조국애, 민족애를 온전히 선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승만의 역할이 전무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간의 순서를 보면 동포애 발현이 먼저”라고 한 뒤 “이민 동포와 노동의 역사 속에서 발현한 애족의 뜻을 먼저 세우지 않으면 또 다른 분열과 대결의 장을 초래하고 영원히 역사를 배신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1910년대 하와이 이민 초기 한인 대부분이 사탕수수 밭에서 고된 노동을 하고 받은 월급은 17달러였다. 생활유지를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했던 돈을 제외하면 가처분 소득은 4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1945년 해방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와이 이민자들은 없는 돈을 쪼개 독립자금과 학교 설립 기금을 냈고, 동문들은 이 같은 점을 먼저 기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광복 후 친일잔재 청산 방해와 친일파 비호’, ‘한국전쟁 당시 국민을 속이고 도망치듯 서울을 떠난 대통령’, ‘국민들이 독재자로 평가해 4.19혁명으로 쫓아난 대통령’ 등 이승만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려진 사실만 나열해도 동상 건립에 찬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논쟁 중인 사안도 있다. 이 같은 인물의 동상을 세우자고 주장하는 것을 지역사회가 동의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