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인천시의원 중심 ‘복원 논의’ 솔솔
인하대 “이승만 동상 복원 논의 검토 안 해”

인천투데이=김현철·현동민 기자│인천 정치권 내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을 복원하자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26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A인천시의원은 최근 인하대학교 측에 비공식적으로 이승만 동상 복원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인하대는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인하대에 설립했던 이승만 동상(왼쪽)과 인하대 학생들이 학내 이승만 동상을 철거하는 모습(오른쪽). 사진제공 인하대학교.
인하대에 설립했던 이승만 동상(왼쪽)과 인하대 학생들이 학내 이승만 동상을 철거하는 모습(오른쪽). 사진제공 인하대학교.

한국전쟁이 끝난 뒤 하와이 교민들은 모국에 동양의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 같은 대학을 설립해 달라며 모금을 했다. 그리고 모은 성금을 하와이 내에 설립했던 ‘한인기독학원’의 땅과 건물을 매각한 금액을 더해 이승만 정권에 전달했다.

이를 활용해 1954년 세운 것이 인하대학교다. 학교 설립에 필요한 땅은 인천시가 마련했다. 땅을 제공한 인천시와 설립 자금을 모금한 하와이 교포를 기려 학교 이름을 인(인천)하(하와이)대학교로 정했다.

개교 당시 이승만 동상은 없었다. 게다가 학교 이사장은 이기붕이었다. 인하대는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 1979년 2월 인하대 창학 정신을 기리자는 의미로 인하대 내 인경호 인근에 6.3m(좌대 3m 포함) 높이로 이승만 동상을 세웠다.

하지만, 이승만의 독재와 친일행적이 불거졌고, 민주화운동의 열기가 확산하면서 인하대 학생들이 1984년에 철거했다. 인하대 내 이승만 동상 철거 시도는 2번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83년 10월 1차 시도가 있었고, 1984년 2차 시도 만에 완전히 철거했다.

A시의원은 인하대 측에 철거 후 모처에 보관돼 있는 이승만 동상을 복원해 인천 시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소에 전시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사)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인천지회는 창립기념식을 열고 ‘인하대 이승만 동상 재건’ 사업을 최우선 목표를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인하대는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연락을 받았지만,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A시의원은 <인천투데이>가 ‘인하대 측에 이승만 동상 복원을 제안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노 코멘트하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에 대해 인하대 총학생회 동문회 관계자는 “하와이 농장에서 채찍으로 맞아가면 일할 정도로 가혹한 조건과 극심한 차별을 당하면서도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조국이 부강해져야 한다는 뜻으로 보낸 동포의 피와 살 같은 성금으로 출발한 인하대는 민족대학”이라며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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