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평화기행] 백령도①
사곶해변‧용틀임바위‧중화동교회
두무진 기암괴석과 점박이물범

인천투데이=서효준 기자│인천에서 바닷길 228㎞, 배타고 4시간. 서해5도(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는 남한과 북한이 주장하는 영해가 중복되는 문제로 북방한계선(NLL, Northern Limit Line)에서 한 참 떨어진 곳에서 운행하기에 더 멀게 느껴진다. 평화수역이 조성되면 약 1시간 더 빨라갈 수 있지만, 아직은 불가능 하다.

서해5도 앞바다가 하루빨리 평화수역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며 서해5도 최북단 백령도를 이해하고 느껴보기 위해 인천시민들과 백령도를 찾았다.

백령도는 북한 장산곶과 불과 15km 떨어진 남측 서해 최북단 섬이다. 백령도는 서해5도에 속한 섬이다. 서해5도는 인천 옹진군 섬 중 북한 황해남도 남쪽과 가까운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를 묶어 일컫는 말이다. 

다만, 서해5도 주민들은 민간인이 살지 않고 군인만 거주하는 우도를 제외하고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소연평도를 묶어 서해5도라고 부른다.

6월 19일, 오전 7시 50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소청도‧대청도를 거쳐 백령도로 향하는 배를 탔다. 뱃길로 228km 4시간 걸리는 거리, 긴 시간이었지만 처음 가는 백령도에 설랬는지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천연비행장인 사곶해변
천연비행장인 사곶해변

사곶해변‧용틀임바위‧중화동교회

백령도 용기포 선착장에 내릴 때는 몰랐는데 해무가 심상치 않다. 점심을 먹고 사곶해변으로 이동했다. 사곶해변은 이탈리아 나폴리해변을 비롯해 세계에 단 두 곳 뿐인 모래밭(규사) 천연비행장이다.

사곶해변은 천연기념물 391호로 썰물 때면 길이 3km, 폭 200m 규모의 광활한 해변이 드러난다. 평범한 모래밭처럼 보이지만 규암가루들이 두껍게 쌓여서 만들어진 곳이다.

사곶해변은 바닷물을 머금으면 아스팔트처럼 단단해져 활주로 기능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전쟁 당시 군용비행기가 뜨고 내린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전에 관광객을 싣고 달렸던 버스조차 들어가기 힘들정도로 지반이 약해졌다. 환경단체와 섬 주민들은 담수호 조성 공사를 원인으로 꼽는다.

사곶해변을 벗어나 사곶과 화동을 잇는 백령대교 방향으로 이동하면 ‘서해최북단백령도비’가 보인다. 달려온 길을 중심으로 한쪽은 사곶해변이고 반대편은 담수호다.

서해5도 평화기행에 참여한 인천시민들
서해5도 평화기행에 참여한 인천시민들

서해최북단백령도비를 뒤로하고 용틀임바위로 이동했다. 용틀임 바위는 바닷가 한가운데 덩그렇게 남은 뾰쪽한 바위 모습이 마치 하늘로 승천하려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지난해 정부가 인천의 첫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한 곳인데, 기암괴석 용틀임 바위 때문이 아니라 용틀임 바위 주변 지질형상이 보존가치가 있어  지정됐다. 용틀임 바위 주변은 백령도가 약 1억년 전 융기한 형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백령도 남서쪽에 위치한 중화동교회로 이동했다. 중화동교회는 1896년 국내(당시 조선)에 두 번째로 세워진 교회다. 교회 옆에는 기독교 100년사를 엿볼 수 있는 기독교역사관이 있다.

하늘로 승천하려는 용의 모습을 닮은 '용틀임바위'
하늘로 승천하려는 용의 모습을 닮은 '용틀임바위'

깎아지는 해안절벽‧다양한 기암괴석 ‘두무진’

두무진은 대한민국 명승 제8호로 ‘뾰족한 바위들이 많아 모양이 흡사 장군 머리와 같은 형상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백령도의 최고 절경으로 손꼽히는 두무진에 도착했을 때 다행스럽게도 해무가 걷혔다.

두무진 전경
두무진 전경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해안가와 절벽 위 능선 사이로 형제바위,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등 여러 형상의 기암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두무진 포구 옆 해안 길을 따라 선대암, 형제바위 등을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은 필수 코스다. 둘레길을 오르면 탁 트인 바다와 그곳을 둘러싸고 있는 깎아지는 해안절벽과 기암괴석 등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북한 장연군 장산곶이 저만치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서 바다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금방이라도 장산곶매가 날아 오를 것 같다. 

두무진 형제바위
두무진 형제바위

둘레길을 걸어 내려와 두무진 포구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이번엔 바다로 나갔다. 바다에서 본 두무진은 육지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이날 운 좋게도 바위 위에 올라와 쉬고 있는 점박이물범 2마리를 볼 수 있었다. 점박이물범은 천연기념물 331호이며 야생동식물보호법상 멸종 위기 야생 동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였다.

점박이물범 2마리가 바위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점박이물범 2마리가 바위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다음편에 백령도 탐방 두번째 얘기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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