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마감 하루 앞두고 지원 업체 전무
수익성 저조 이유로 선사들 응모 꺼려
서해5도특별법 개정으로 지원방안 거론
같은 재공모 안해...여객선 준공영제 부각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오가는 대형 카페리여객선 운영사 공모에 나선 선사가 없어 카페리 공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서해3도(백령·대청·소청) 주민 900명은 섬 주민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시, 옹진군에 집단 탄원서를 제출했다.

인천 백령 항로.
인천 백령 항로.

20일 <인천투데이> 취재 결과, 이날 기준 인천해수청이 진행 중인 ‘인천~백령항로 내항 정기 여객운송사업자 선정 공모’에 나선 선사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공모는 오는 21일 마감이다. 약 3주간 진행한 공모 마감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신청업체가 전혀 없어 이번 공모 또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까지 인천~백령 항로를 다니던 대형카페리 하모니플라워호(2071톤)는 오는 5월 선령 만료를 앞두고 운항을 중단했다.

하모니플라워호 운영선사 에이치(H)해운은 지난 2021년 9월 신규 카페리여객선을 건조해 투입하기로 옹진군과 계약했으나, 재정난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달엔 여객운송사업자 면허까지 반납했다.

인천~백령 항로를 오가던 가장 큰 선박이자 유일한 카페리가 운항을 중단하자 당장 여객선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오전에 인천항에서 출발해 백령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코리아프라이드호(1600톤)가 유일하다.

따라서 봄철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여객 대란이 나타나고 있다. 섬 주민의 이동권도 상당한 제약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주부터 주말마다 옹진훼미리호(452톤)가 대체선박으로 투입되지만 역부족이다.

이번 공모에는 참여 의향을 보인 선사가 일부 있지만, 모두 수익성이 저조할 것을 우려해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해수청 공모와 연계해 옹진군은 해당 항로를 운영하는 선사에 10년간 지원금을 180억원까지 지원하기로 했지만 시장에서 반응은 없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승객들이 여객선에 탑승하고 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승객들이 여객선에 탑승하고 있다.

서해3도 주민 집단행동 예고...여객선 준공영제 부각

항로 공백이 장기화하자 백령·대청면 서해3도 주민 900명은 지난 19일 인천해수청, 인천시, 옹진군, 배준영(국민의힘, 중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을 상대로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임시방편으로라도 현재 오전 8시 30분에 출항하는 코리아프라이드호 운항시간을 기존 하모니플라워 시간인 오전 7시 50분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코리아프라이드호의 경우 첨단 운항장비를 갖추고 있어 악천후와 야간에도 운항할 수 있는 만큼 기상악화 시에도 감속운항 등으로 운항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탄원을 주도한 김예찬 전 백령면장은 “서해5도지원특별법을 개정해서라도 인천~백령 항로 신규여객선 건조 비용과 항로 운영 손실금을 지원해야 한다. 정치권과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를 상대로 집단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해수청은 재공모를 하더라도 결과가 다르지 않을 거라 보고 있어 한동안 재공모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가 선박건조비용 지원과 운영 손실금 보전 등 여객선 준공영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공모에 참여할 선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공모가 무산되면, 같은 내용을 재공고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향후 인천시·옹진군과 논의해 여객선사 유치를 위한 방안을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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