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경종 “거리 10배 오류로 잠재이용수요 3배 이상 잘못”
인천시 “경제적 타당성과 관련 없어, 결과 달라지지 않아”

인천투데이=장호영 기자|인천시가 발표한 ‘북부문화예술회관 건립 기본 구상 및 타당성조사연구용역’ 결과 일부에 후보지와 인천시청과 거리가 10배나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인천 서구병) 국회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인천 북부문화예술회관 연구용역 잠재이용 수요에 치명적 오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경종 의원실이 공개한 북부문화예술회관 타당성조사연구용역 오류(왼쪽) 내용과 수정(오른쪽)한 내용.
모경종 의원실이 공개한 북부문화예술회관 타당성조사연구용역 오류(왼쪽) 내용과 수정(오른쪽)한 내용.

모경종 의원실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잠재이용수요는 북부문화예술회관 후보지(서구 불로동 산 114 일원)에서 각 시·도 청사까지 거리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인구수를 고려해 산출한다.

서구 불로동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잠재이용수요가 높게 산출되고 거리가 멀수록 잠재이용수요가 낮게 산출된다.

그런데 연구용역 발표 결과를 보면 서구 불로동에서 인천시청까지 거리가 190㎞, 경기도청까지 거리가 670㎞로 측정돼있다. 하지만 실제 거리는 19㎞, 67㎞로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거리 측정으로 연구용역에선 인천시와 경기도의 인천북부문화예술회관 연간 잠재이용수요는 각 8385명, 3245명으로 추산됐다.

그런데 이는 같은 자료에 있는 충청남도의 잠재이용수요 1만900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인천시의 잠재이용수요는 강원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다. 또한, 경기도의 잠재이용수요는 대전시의 수요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계산됐다.

모 의원은 인천시와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자치경제연구원에 확인한 결과, 두 기관 모두 명백한 측정 오류라고 시인했다고 전했다.

연구용역의 측정 오류를 수정할 경우, 연간 잠재이용수요는 약 205만명으로 기존 발표된 잠재이용수요 약 63만명과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한 인천시의 연간 잠재이용수요는 약 8000명에서 67만명으로, 경기도는 약 3000명에서 43만명으로 수정돼야 한다.

수정된 잠재이용수요를 반영한 예상 이용객 수는 ▲1200석 규모 공연장을 짓는 경우 기존 발표 약 13만명에서 약 40만명으로 ▲900석 규모 공연장을 짓는 경우 약 11만명에서 약 35만명으로 변경된다.

모 의원은 “혈세를 들여 수행한 연구용역에서 있어선 안될 치명적 오류가 발생했다”며 “가장 가까운 인천시청과 경기도청과 거리 수치만 오류가 생긴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연구용역에 최종 책임이 있는 인천시가 책임져야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부문화예술회관 건립 취지에 맞게 발표 결과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문화기반과 관계자는 “해당 수치가 오류인 것은 맞지만, 발표에 영향을 준 경제적타당성과 무관한 재무적타당성에 반영되 수치”라며 “수치를 수정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시는 지난 14일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며 인천시 직접 건립이 아닌, 문화예술회관이 필요한 구가 지으면 최대 50%까지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시가 건립 시 경제적 타당성이 1을 넘지 못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후 시는 해당 구와 정치권으로부터 광역문화예술회관을 짓지 않고 자치구에 떠넘기는 안을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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