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옛 SK에너지 유류시설 용지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지하 2층 지상 64층 1292세대 규모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연안·항운아파트 인근 이어 총 4300세대 ‘행정 일관성’ 실종
시 “정주여건 개선될 것”... 석탄부두 이전조차 2030년 될까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시가 인천내항과 남항 주변 한복판에 1300세대 64층 규모 오피스텔 건축을 또 허가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중구 항동 라이프비취맨션아파트 바로 옆이다.

이곳 또한 연안·항운아파트 일대와 같이 항만구역에서 발생하는 소음·분진·진동으로 인한 주민 민원이 빗발친 곳이다. 엇박자 행정으로 인한 집단민원이 또다시 예상된다.

15일 <인천투데이> 취재를 정리하면, 시는 항동 1-3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옛 SK에너지 유류저장시설 용지(항동7가 108번지) 면적 8만8115㎡ 소유자와 도시계획변경을 위한 사전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천시가 항동 1-3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옛 SK에너지 유류저장시설 용지 (항동7가 108번지) 면적 8만8115㎡ 소유자와 도시계획변경을 위한 사전협상을 진행 중인 곳.(네이버 지도 갈무리)
인천시가 항동 1-3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옛 SK에너지 유류저장시설 용지 (항동7가 108번지) 면적 8만8115㎡ 소유자와 도시계획변경을 위한 사전협상을 진행 중인 곳.(네이버 지도 갈무리)

지하 2층 지상 64층 1292세대 규모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해당 용지는 지난 2018년 12월 SK에너지가 유류저장시설 사용을 종료한 곳이다. 이후 2021년 11월 민간개발 사업자 인천항동알로지스피에프브이(주)는 SK에너지로부터 토지를 매입했다.

이후 사업자는 지난 5월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개발계획(안)을 시에 제출했다. 계획안에는 도시계획시설상 유류저장·송유설비 시설로 지정된 기존 용도를 폐지하고, 업무시설(오피스텔 허용), 스마트공장(지식산업센터),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내용이 담겼다.

건축물 높이 제한도 기존 50m 이하에서 200m 이상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하 2층 지상 64층 규모로 오피스텔 1292호를 조성할 계획이다.

항동1-3 지구단위계획 주상복합 건축계획도.(2024.07.11. 사진제공 인천시)
항동1-3 지구단위계획 주상복합 건축계획도.(2024.07.11. 사진제공 인천시)

연안·항운아파트 인근 이어 총 4300세대 '행정 일관성' 실종

하지만 해당 구역은 인천남항에 바로 붙어있어 정주여건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항만에서 발생하는 매연과 분진, 소음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20여 년 전부터 주민들이 이주를 요구한 곳이라 모순된 행정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업 대상구역 바로 옆 라이프비취맨션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이 2000년대부터 연안·항운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송도국제도시 내 아암물류2단지로 집단 이주를 요구한 바 있다.

사업자는 사업계획안을 제출하면서 "스마트오토밸리 사업, 석탄부두 이전 등 남항 일대 여건 변화와 제물포르네상스 추진에 따른 도시공간 구조 변화를 고려한 선제적 개발로 쇠퇴하는 항만 일대 도시경쟁력을 높일 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천남항 석탄부두.(사진제공 인천녹색연합)
인천남항 석탄부두.(사진제공 인천녹색연합)

시 "정주여건 개선될 것"... 석탄부두 이전조차 2030년 될까

하지만 오히려 사업 대상지인 중구 연안동 주민들은 현재 인천항만공사가 진행하는 대규모 중고차 수출단지 스마트오토밸리 조성사업으로 인해 도로 혼잡이 우려된다고 집단 반발하고 있다. 도로는 그대로인데 더욱 많은 화물차가 다니면 정주여건이 더욱 열악해질 거란 우려다.

게다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남항우회도로 건설사업은 지난 2021년 세운 계획만 마련돼 있을 뿐 사업이 전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남항 석탄부두도 강원도 동해 신항 석탄부두 건설 지연으로 덩달아 지연되고 있다. 인천남항 일대 정주여건 개선이 그만큼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시는 집단민원으로 이주를 결정한 연안·항운아파트 인근(항동1-1 지구단위계획구역)에 3000여세대의 주상복합 건축을 허가한 것도 모자라, 항동1-3 지구단위계획구역까지 난개발을 조장하고 있다. 모두 합치면 4300여세대에 이른다.

이에 인천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해수부의 항만기본계획(2021~2030년) 내용에도 스마트오토밸리와 남항우회도로 건설, 석탄부두 이전 등의 계획이 담겼다. 시의 제물포르네상스 사업과 더불어 향후 남항 인근 정주여건이 개선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제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판단했다"며 "오피스텔을 짓더라도 현재 상황에 바로 들어서는 게 아니다. 향후 집단민원이 생기지 않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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