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공항, 북측 주요공항 연결해 남북교류 거점 삼아야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시가 10년간 추진해온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3수 도전 만에 지난 3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내년 예타 조사분석이 이뤄지고, 2024년 기본·실시설계 용역과 실시계획 승인, 2025년 착공을 거쳐 2027년 개장하는 게 정부 목표다.

백령공항은 일일생활권 조성에 따른 서해5도 주민 이동권 보장 증진, 관광활성화, 해양주권 수호, 지역균형발전 등의 기대효과를 예상한 사업이다. 더불어 기대되는 효과가 있다. 바로 남북교류 활성화다.

심청이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심청각.  북한 장산곶이 한눈에 보인다. 
심청이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심청각.  북한 장산곶이 한눈에 보인다.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와 주변 해역은 한국전쟁 휴전 이후 남북 간에 군사분쟁이 수차례 발생했다. 백령공항이 남북평화를 상징하는 시설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요구가 크다.

우선 백령공항이 건설되면 김포·청주·무안·대구·부산·제주 등 국내 주요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이 생길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웨이하이·다롄·베이징·톈진·칭다오·상하이·썬양 등과 연결할 수 있다.

여기에 머무르지 말고 북측 주요 공항과도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백령공항을 중심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일으킬 수 있는 남북교류 관광 사업을 추진한다면 북측도 이득이다. 개성공단 사례에서 알 수 있다.

남북 경제협력이 처음 논의될 때 고 정주영 남측 현대그룹 회장은 고 김정일 북측 국방위원장에게 해주를 경제협력단지 후보지로 요청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해주는 군사지역이라 곤란하다는 이유로 신의주를 제안했다. 그러나 신의주가 남측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물류비가 많이 들어 경제효과가 떨어져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쟁 당시 주요 거점이었던 개성을 다시 제안했다. 군부의 반대가 심했지만 김 위원장이 설득했다. 개성 주둔 북측 6사단 등이 전선을 15km 후퇴하며 개성공단이 탄생했다. 남북경제협력이 평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다.

백령공항은 민군 겸용 소형공항이다. 그에 따라 안보의 역할도 수행한다. 하지만 북측 코앞에 군용 기능 수행이 가능한 공항이 세워지기 때문에 북측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그만큼 남북평화와 교류를 위한 사업들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백령공항을 활용한 국제 대북 관광사업을 추진한다면, 백령도는 남북 군사충돌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

백령도는 북한 장연군 장산곶과 불과 16km이다. 두무진포구에서 북측을 바라보면 손에 잡힐 듯 코앞이다. 장산곶매가 나는 곳이다. 남측 최북단 백령도는 백령공항을 기반으로 남북평화와 교류 중심지로 거듭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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