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주민 여객선 운임 편도 5000~7000원
전남·경기 섬 주민 여객선 1000원 수준에 이용
인천~백령 여객선 난항 등 섬 교통 정책 ‘답답’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연안여객선 대중교통화가 시작됐다.

인천시는 31일 올해 여객선 준공영제 운영 예산으로 173억4100원을 편성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 섬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정책은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하모니플라워호 승객들이 여객선을 옮겨타고 있다.(사진제공 김형진)
하모니플라워호 승객들이 여객선을 옮겨타고 있다.(사진제공 김형진)

우선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8년부터 적자 항로를 선정해 선사 운항결손금을 국비로 지원하는 여객선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시 또한 선사에 7억2200만원을 직접 지원한다.

인천의 해당 항로는 백령~인천, 삼목~장봉, 대부~이작, 외포~주문, 인천~이작, 인천~연평 등 6개다.

또한 시는 인천시민과 섬 주민, 군인 면회객 등 여객 운임 지원사업으로 166억1900만원을 투입한다.

이로 인해 인천시민은 정상운임의 20% 수준으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서해5도 주민들은 편도 7000원, 나머지 인천 섬 주민들은 5000원으로 인천 내륙을 오갈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하면 인천 섬 주민들은 큰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여객선 준공영제 확대 공약을 조기에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실상 인천 섬 주민은 여전히 다른 지역 주민들보다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남, 1000원 여객선 확대... 경기, 2005년부터 버스요금 수준

전라남도는 올해 9월부터 ‘1000원 여객선 운임 지원사업’을 전면 확대시행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4개월 앞당겼다.

전남은 1320개 전체 여객선 운항구간 가운데 운임이 8340원 미만인 생활구간 932곳의 요금을 1000원으로 통일했다. 섬 주민은 1000원만 내고, 초과하는 운임은 연간 지방비 23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원한다.

1000원 여객선 도입 전 전남 섬 주민은 여객선 운임 8340원 미만 구간의 경우 1000원, 8340원 이상 3만원 이하 구간은 5000원, 3만원 초과 5만원 이하는 6000원, 5만원 초과 구간은 7000원을 부담했다.

전남은 1000원 요금 도입으로 177개 섬 주민 4만9018명이 의료, 문화생활, 통학 등에 따른 교통비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용객 증가에 따른 선사 수익 개선으로 서비스 질과 안전성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지난 2005년 '도서지역 주민에 대한 여객선 요금 등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현재 화성시 궁평항 등에서 입파도와 국화도, 안산시 풍도와 육도 등 도내 섬 지역 주민은 여객선을 버스요금 수준인 1100원에 이용 중이다. 정상 운임은 1만원 안팎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시가 섬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백령 대체여객선 도입이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고, 서해5도 야간 운항·조업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허선규 인천해양도서연구소 소장은 “여객선 대중교통화를 위해 인천 상황에 맞게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무관심한 것 같다”며 “하루 빨리 재정을 확보해야 하는데 답답하다. 인천~백령 대체여객선 도입 문제도 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전남은 국내 전체 섬 3352개 중 60% 이상이 몰려 있어 섬 주민들을 위한 예산이 많다. 하지만 인천시는 아직 부족하다”며 “인천 섬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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