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톤급 신규 건조 민간운영 조건, 9월 이후에나 가능
건조·투입 2년 가까이 소요, 선령 만료 시기 못 맞춰
옹진군 “공백 시 용선 투입, 공모 무산 시 공영제 검토”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옹진군이 인천항에서 백령도를 오가는 대형여객선 운영 선사 공모를 진행 중이다.

여객선을 신규 건조하는 조건을 내걸어 자칫하면 2023년 5월 하모니플라워호 선령 만료 이후에는 대형여객선 운항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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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플라워호 승객들이 여객선을 옮겨타고 있다.(사진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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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군은 지난 9일 인천~백령 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우선협상자 대상 선정을 위한 공고를 진행했다. 모집 기간은 지난 12일부터 8월 20일까지 40일이다.

지원 조건은 현재 운항 중인 하모니플라워와 같은 규모인 한국선급기준 국내총톤수 2000톤 이상 카페리선을 신규로 건조하는 것이다. 선사에게는 건조 비용 중 120억 원을 지원한다. 이는 옹진군이 그동안 주장해온 조건으로 주민들의 반대에도 입장 변화는 없었다.

옹진군은 대체 여객선 도입을 위해 이런 내용의 공모를 추진해왔고, 하모니플라워호를 운영하는 에이치해운과 신규 건조 방안을 여러 차례 논의했다. 그러나 에이치해운은 지원금을 150억원으로 늘리고, 건조 계약금 50억원을 선지급해달라고 요청해 논의는 없던 일이 됐다.

반면, 서해3도(백령·대청·소청) 주민들은 3000톤급 대형여객선 도입과 준공영제를 요구해왔다. 기상악화에 따른 결항을 최소화하고 이동권을 최대한 보장해달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옹진군은 최근 인천연구원에 의뢰한 ‘대형여객선 도입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하모니플라워와 같은 2000톤급 여객선을 새로 건조해 민간에 맡기는 방식을 추진했다. 이미 무산된 방식이라 이번에도 응모하는 선사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공모로 민간 선사가 정해져도 일정상 새로운 여객선 건조는 빨라야 올해 9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보통 여객선 건조부터 투입까지 2년 가까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2023년 5월 하모니플라워호 선령만료 후 운항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서해3도 주민들은 대체여객선 투입이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어차피 이뤄지지 않을 공모에 옹진군이 허송세월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인천시와 옹진군 의견을 들어보면, 중고선 구입은 빠르면 1년 안에 가능하다. 보다 큰 규모의 대형여객선을 도입하는 것도 아닌데 옹진군이 굳이 신규 건조를 고집하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천연구원이 진행한 대형여객선 도입 연구용역을 봐도, 5000톤급(451억원)과 3000톤급(253억원) 중고선 운영 시 비용대비편익(B/C) 값은 각각 1.09와 1.144로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옹진군은 이번 공모에 지원하는 선사가 없으면 인천시가 제안한 중고선 구입 후 공영제 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의견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민간 운영 선사가 정해져 운항 공백이 생긴다면 용선으로 대체선박을 투입해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공모 무산 시 중고선 도입까지 폭 넓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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