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여객선 입항 빨라야 2023년 7월 최소 2달 공백
옹진군 “대체여객선 운영 조건으로 계약 체결할 것”
주민들, 민간선사 120억 지원 ‘밀어주기’ 의혹 제기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서해3도(백령·대청·소청)를 오가는 대체여객선을 투입하기 위한 4차 공모에 선사 1개가 단독으로 응모해 최종 유찰됐다. 옹진군은 해당 선사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선박 건조 일정상 운항 공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천 옹진군은 인천~백령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4차 공고 마감 결과 에이치(H)해운이 단독으로 응모해 공모가 무산됐다고 24일 밝혔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지방계약법을 보면 2개 이상의 업체가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혀야 공모가 성사된다. 공모가 무산됐지만, 해당 선사는 앞서 3차 공모에도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지방계약법에 따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옹진군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열어 에이치해운이 기준 점수(100점 만점 70점)를 넘으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할 계획이다. 에이치해운이 최종 선사로 결정되면 선박 건조비용 중 120억원을 지원한다.

단독으로 응모한 에이치해운은 현재 인천~백령 항로에서 2071톤급 하모니플라워호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지원사업은 하모니플라워호가 2023년 5월 25년 선령 만료를 앞둬 여객선을 대체해야하기 때문에 진행하는 것이다.

에이치해운은 2400톤급 쾌속 카페리선을 해외에서 신규 건조한 뒤 투입하겠다고 옹진군에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차 공모에서 에이치해운이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보면 대체여객선은 건조 일정상 2023년 7월 이후에나 국내 입항이 가능하다. 운항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운항 공백과 악천후에 따른 결항 예방을 위해 3000톤급 중고여객선을 구입해 하루빨리 투입하자고 요구했던 주민들의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옹진군은 새 대형여객선을 운항하는 조건으로 10년간 120억원의 지원금을 주겠다며 두 차례 공모에 나섰으나 참여 의사를 밝힌 선사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세 번째 공모는 에이치해운의 단독 응찰로 무산됐다.

주민들 여전히 ‘3000톤급 준공영제’ 요구 반발 거세

앞서 주민들은 여객선 공모과정에서 옹진군의 ‘에이치해운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에이치해운이 3차 공모 마감을 1시간 앞둔 마지막 날 오후 5시에 갑자기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수의계약을 진행하기 위해 요식행위로 4차 공모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주민들은 수익에 상관없이 여객선을 운항할 수 있게 인천시가 중고 대형여객선을 직접 사들여 인천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공영제를 도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인천시도 이에 동의하고 관련 조례 개정까지 검토했다. 120억원을 굳이 민간선사에 투입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옹진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추진위원회’ 회장은 “민간 선사에 120억원을 지원하면서까지 여객선을 도입하는 게 법적으로 문제없는지 따져볼 것”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끝까지 옹진군에 3000톤급 준공영제 도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기존 하모니플라워호 선령 만료 시기는 늦출 수 없어 운항 공백에 대비해 대체여객선을 투입할 것이다. 에이치해운과 계약조건에 담을 것”이라며 “대체여객선은 코리아킹호(534톤), 옹진훼미리호(425톤) 수준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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