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사업제안서 평가위원회 개최
이달 협상 마무리 후 선박건조 돌입
주민들 “H해운 단독입찰 의문 여전”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항과 서해3도(백령·대청·소청)를 오가는 신규 대형여객선 도입 사업이 결국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궤도에 올랐다.

옹진군은 지난 30일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이치(H)해운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군 해상교통과 관계자와 선박건조·금융 분야 외부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한 평가위원들은 선사가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평가했다.

종합평가점수가 70점 이상일 경우 우선협상 적격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선사의 재무건전성, 선박건조 자금조달 계획, 운항 공백에 따른 대체 선박 확보 계획, 여객선 이용편의 증진과 안전관리 계획 적정성 등을 평가·심사했다.

신규 대형여객선 사업 지원 조건은 현재 운항 중인 하모니플라워보다 조금 큰 2400톤급(한국선급기준) 이상 카페리선을 새로 건조하는 것이다.

군은 최종 선정업체에 선박 도입·운항 시기부터 10년간 최대 120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신규 선박의 감가상각비와 건조비용 은행 대출금의 이자 일부를 지원한다.

선령만료 시기 신규선박 투입 어려워 대체선박 필요

군은 인천~백령 항로를 운항하는 '하모니플라워호'가 선령 만료(25년)로 오는 2023년 5월 운항 종료를 앞두고 있어 대체 여객선을 운영선사를 모집했다. 지난해부터 총 4차례 걸쳐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차 공모에는 참여하는 선사가 한곳도 없었다. 올해 8월 진행한 3차 공모에선 현재 하모니플라워호를 운영하는 H해운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공모조건인 경쟁입찰에 맞지 않아 유찰됐다.

이후 9월 진행한 4차 공모에서 H해운이 단독으로 재참가해 지방계약법에 따라 군과 수의계약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옹진군이 H해운을 밀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H해운이 3차 공모 마감을 1시간 앞둔 마지막 날 오후 5시에 갑자기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수의계약을 진행하기 위해 요식행위로 4차 공모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주민들은 수익에 상관없이 여객선을 운항할 수 있게 인천시가 중고 대형여객선을 직접 사들여 인천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공영제를 도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인천시도 이에 동의하고 관련 조례 개정까지 검토했다. 120억원을 굳이 민간선사에 투입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옹진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추진위원회’ 회장은 “서해3도 주민들의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8개월 동안 노력했지만 결국 무산돼 안타깝다”며 “여전히 H해운이 단독으로 공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이달 중 H해운과 협상을 마치고 선박 신규 건조 절차를 조속히 밟겠다”며 “선령 만료 시기 2023년 5월에 맞춰 신규선박 투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체 선박 투입을 조건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