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서 접수기간 13~23일 추석 연휴 빼면 6일간
주민들 “2년간 공모 무산... 경쟁입찰 성사 만무”
옹진군 “신규건조 2년 소요 운항공백 대책 세울 것”

인천투데이=이종선 기자 | 인천 옹진군이 잇따라 무산된 인천~백령대체여객선 선사 공모를 4번째로 실시했다. 지난 3차 공모에서 단독으로 입찰에 응모한 에이치(H)해운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옹진군은 인천항과 서해3도(백령·대청·소청)를 오가는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4차 공고를 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안서 접수 기간은 13일부터 23일까지이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 용기포신항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이번 공모는 기존 운영 중이던 하모니플라워호가 2023년 5월 선령 만료를 앞둬 대체여객선을 도입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지원 조건은 지난 1·2·3차 공모와 같다. 현재 운항 중인 하모니플라워와 같은 규모인 한국선급기준 국내총톤수 2000톤 이상 카페리선을 신규로 건조하는 것이다. 선사에게는 건조 비용 중 120억 원을 지원한다.

옹진군은 지난 3차 공모에서 에이치(H)해운이 단독으로 입찰해 경쟁입찰이 무산됐기 때문에 이번 4차 공모를 재개했다. 3차에서 단독 입찰로 무산된 만큼, 4차에선 단독으로 참여해도 수의계약 할 수 있다.

이에 몇몇 주민들은 이번 공모가 H해운을 선정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제안서 제출 기간이 9월 13일부터 23일로 11일간 이뤄지지만, 추석 연휴를 제외하면 6일뿐이라 명분쌓기용이라는 지적이다.

심효신 ‘서해3도 이동권리 추진위원회’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공모를 진행했는데도 3차가 돼서야 H해운만 응모했다. 고작 6일 동안 다른 선사가 들어올 리 만무하다”며 “조례를 개정하면서까지 민간 선사에 군 예산을 120억원씩 투입해 여객선을 신규 건조하겠다는 의도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은 여전히 보다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3000톤급 여객선을 공영제로 운영하길 바란다. 2000톤급과는 안정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끝까지 요구가 관철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옹진군은 공모사업 모집 법정 최소기간이 10일이며, 이 기간 이상 제안서를 접수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했다고 말한다.

이번 공모에서 다시 H해운만 응모할 경우, 옹진군은 H해운이 제출한 제안서를 평가한 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여객선 신규 건조는 2년가량 소요되는 만큼, 옹진군은 선사가 운항 공백 기간을 채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옹진군 관계자는 “서해3도 주민들은 그동안 중고여객선만 이용해 불편이 컸다. 이번에 여객선을 신규 건조하면 25년간 안정적인 해상교통을 제공할 수 있다”며 “또한 아직까지 민간선사가 운영하는 항로에 공영제 여객선을 투입한 사례가 없다. 공영제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