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마주쳐도 돌로 만드는
메듀사의 머리칼 처럼
잠깐 얼굴만 내밀었는데
빨갛게 얼어버리는 추운 아침이다.
얼굴을 숨기고 한 눈 파는 사이
콘크리트 성냥곽이 빼곡하게
들어서고 흙길을 포장해버려
흙을 밟으려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살아간다는 건 점차 문명의 노예로
전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게 아닐까.
손에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해 하고
걷기보단 자동차가 있어야 움직이고
생각할 시간을 버리고 게임속에 서고
점차 책을 읽는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머리에서는 문명이 노예라 하지만
우리 가슴은 문명의 노예로 점령당한
오늘날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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