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서운 견제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반도체의 60%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초 삼성전자에 '반도체 가격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말에는 조사관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사무실을 예고 없이 찾아 조사를 벌였다.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중국이 반독점 칼날을 휘두를 채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내년 D램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제기
중국의 견제와 더불어 반도체 가격지표마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발표하며 “D램 가격이 올해 하반기 약세를 보이기 시작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가격이 15~25%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에서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70%, SK하이닉스는 80%에 달한다. 올해 2분기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진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15~20% 하락했음에도 이들 양사가 반도체 분야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도 D램의 기초체력이 워낙 튼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말 D램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을 밑도는 등 가격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는 올해 4분기 D램 가격협상에 들어간 공급업체들로서는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모건스탠리도 반도체 재고가 늘고 있다며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in-line)'에서 '주의(cautious)'로 하향 조종하고 나섰다. 주의 등급은 모건스탠리가 평가하는 투자의견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로 향후 12∼18개월 동안 해당 업종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향후 전망...비관적이기만 한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줄을 잇는 가운데 향후 전망이 양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9일 ‘반도체산업의 2018년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등장한 신산업들이 반도체를 핵심부품으로 사용함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라 반도체산업의 전체적인 전망은 아주 좋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반도체산업에 영향을 미칠 글로벌 여건이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면서 앞으로도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하반기에도 글로벌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생산 확대를 통한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상반기처럼 급격한 수출 증가율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 전망은 15.9%로 상반기의 수출 증가율 42.5%보다 낮다. 하지만 현재 메모리반도체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이 내년 초에는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당장은 기술 차이 때문에 영향이 없지만, 중국 기업들이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