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는 왜 됐나?
이통 3사는 지난 2014년 아이폰6 판매를 개시하며 공시지원금으로 15만원씩을 동일하게 책정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소비자 차별을 없애고 이통사 간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지원금 상한선을 30만원으로 정해두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 근거로 삼아왔다. 하지만 대리점에서는 이동통신사끼리 경쟁 양상이 벌어지면서 너도나도 지원금을 올려 줬고, '보조금 대란'으로 이어졌다. 대리점에서 고객에게 지급한 불법 보조금은 이통사별로 SK텔레콤이 최대 46만원, KT는 56만원, LG유플러스는 41만3000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보조금 지급 과정에 이동통신사들이 관여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1심과 2심의 ‘무죄’ 판결 이유는?
하지만 1심 법원은 “공소사실에 피고인들이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했다는 구체적 사실이 적시돼 있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도 “피고인들이 지원금을 대리점에서 차별적으로 고객에게 지급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상당히 부족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리점이 자발적으로 휴대전화 구매 고객에게 기준 금액을 넘어선 보조금을 지급했는지, 이동통신사들이 대리점을 뒤에서 움직여 보조금을 더 주게 한 것인지를 검찰이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단통법’ 유명무실하다 ‘지적’
이번 대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로 향후 방통위의 불법 보조금 규제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법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의견과 함께 단통법이 현장에서 효력을 발휘하기도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예화 윤범준 변호사는 “1심과 2심 판결 요지를 살펴보면 판매 현장에서의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게 법원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윤 변호사는 “향후 단통법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현장에서 지원금 지급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면서도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