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 대표 출마 선언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 대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30일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당 대표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출마 선언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라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여러분과 약속했다. ‘홍준표가 옳았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전날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2.27 전당대회 3강(强) 후보로 평가받는 홍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만큼 당권 레이스도 한층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홍 전 대표는 서울 교육공제회관에서 자신의 저서인 ‘당랑(螳螂·사마귀)의 꿈’ 출판기념회를 열고 “남은 모든 것을 던져 당의 재건과 정권탈환에 앞장서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지금 내 나라는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 북핵 위기는 현실화됐고 민생경제는 파탄에 이르고 있다”며 “좌파 정권의 정치 보복과 국정 비리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제는 온 국민이 문재인 정권에 속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대여투쟁 능력을 잃고 수권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무기력한 대처로 정권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는 좌파 정권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다. 지금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지 못하면 내년 총선의 승리는 멀어진다”며 “총선 압승을 통해 좌파 개헌을 막고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2022년 대선을 ‘마지막 승부’라고 강조했던 홍 전 대표 출마에는 황 전 총리의 입당과 당권 도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대권 경쟁자인 황 전 총리가 총선 공천권을 거머쥘 경우 당내 대선 경선에서 절대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치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대표는 2020년 총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21대 총선 후보와 의원들 역시 당 대표를 구심점으로 뭉치고 세력화될 수 밖에 없다.
황 전 총리 입당 직후부터 ‘친황(황교안)계’라는 말이 나온 이유 역시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인지도 면에서는 아쉬울 게 없는 홍 전 대표로서는 당내 의원들의 지원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 경선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홍 전 대표도 황 전 총리를 겨냥해 적극적으로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당이 여전히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며 “정치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함께 악전고투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당을 또다시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황 전 총리는 이날 천안함 기념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 출마에 대해 “귀한 우리 한국당의 인적 자원”이라며 “우리 한국당을 키우고 세우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아내는데 같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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