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면죄부 받은 트럼프, 북미 대화 해법은
[국제리뷰] 면죄부 받은 트럼프, 북미 대화 해법은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03.2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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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워진 트럼프
남북연락사무소 인력 철수 철회한 김정은
북미 실무 협상 곧 재개될 수도...文 역할은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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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정치상황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면서 앞으로 북미 대화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러시아와 공모를 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러시아 스캔들로 인해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다 넓어진 정치적 입지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앞으로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다만 북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1차와 2차를 통해 보여준 두 정상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그것을 해소하지 않으면 북미 대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워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출처= 픽사베이
러시아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워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출처= 픽사베이

러시아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워진 트럼프, 민주당을 향한 반격 시작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시 러시아로부터 조력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에 대해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는 “러시아와 공모는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뮬러 특검은 기소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증거불충분’으로 러시아 스캔들 의혹의 모든 법적 논란을 종결시켰다. 그동안 러시아 스캔들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정치적 위기가 초래됐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 중 하나가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민주당이 코언 청문회를 실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러시아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골칫거리였다. 그런데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안겨준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제기한 반대세력을 향해 “조국에 대한 반역”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옥죌 수도 있었던 뮬러 특검 보고서가 이제는 민주당과 유력 언론을 옥죄는 수단이 됐다. 민주당을 향한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반격은 그동안 위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미국 자국 내에서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외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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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공 북미대화, 과연 순풍에 돛을 달 수 있을까

그러는 사이 북미대화는 럭비공과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미국과 북한이 최근 나흘 동안 방향을 모르는 럭비공이었다. 지난 21일 미국 재무부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22일 북한은 남북 연락사무소의 인력을 일방적으로 철수시켰다.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제재는 없다면서 철회를 했고, 26일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에 인력을 복귀시켰다. 그야말로 널뛰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그런 모습이다. 미국 재무부가 추가 제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북한은 항의의 방법으로 남북연락사무소 인력 철수를 꺼내들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제재 철회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일단 열어놓았고, 북한 역시 대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보좌관이 중국을 비공개 일정으로 방문하면서 조만간 북미 대화가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빠르면 6월께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에 북미 대화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6월 정도에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미 대화가 재개한다고 해도 몇가지 전제조건이 해결돼야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우선 기존의 탑다운 방식이 아닌 보텀업 방식(bottom-up)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노이 결렬에서 보았듯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서 합의를 보는 방식인 탑다운 방식은 수가 틀어지게 되면 협상이 결렬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무진들이 미리 합의를 하고 두 수장은 서명만 하는 보텀업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전제조건은 ‘빅딜’이 아닌 ‘스몰딜’로 가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한번에 모든 것을 해소하는 빅딜을 원하고 있고, 북한은 스몰딜을 원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 역시 스몰딜이 가장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노이 결렬에서 나타났듯이 미국과 북한이 아직 서로에 대해 제대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에 빅딜 방식은 서로에 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비핵화를 완전히 이행했을 경우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제대로 취해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아직까지 갖고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빅딜 방식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스몰딜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빅딜보다는 스몰딜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전제조건은 미국과 북한을 중재할 중재자가 북미정상회담에 개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1차와 2차에서 드러났듯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남을 가진다고 해서 곧바로 결실이 맺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특히 2차에서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는 상황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협상장에서 중재를 할 수 있는 제3자가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협상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협상에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결국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 정부가 나서서 중재자 역할을 한다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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