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장외투쟁 예고한 자유한국당
지난 25일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점거하면서 여야 4당의 극한 대치가 이뤄졌고, 동물국회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그리고 29일 패스트트랙 재상정이 이뤄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정개특위와 사개특위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220호와 445호를 점거했다. 이에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과 사개특위 이상민 위원장이 전체회의 개의를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고, 회의실을 옮겨가면서 전체회의를 개의했다. 자유한국당은 항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오후 10시 40분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가 전체회의를 열렸다. 정개특위 재적위원 18명 가운데 여야 4당 12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선거제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이 이뤄졌다.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혁안은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의석을 225석, 비례대표 의석을 75석으로 하는 안이다. 또한 초과 의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 단위 정당득표율로 ‘연동률 50%’를 적용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사개특위 전체회의는 11명이 참석함으로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패스트트랙을 타게 됐다. 공수처 법안은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별도로 발의한 법안도 함께 패스트트랙을 타게 됐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 수습 방안으로 권 의원 법안을 여야 4당 합의 법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고 밝혔고, 민주평화당이 처음에는 반발했지만 종국에는 허용함으로써 패스트트랙을 타게 됐다. 패스트트랙 열차가 떠나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을 열어 “오늘 좌파독재의 새로운 트랙을 깔았다”며 “선거의 룰마저 바꾸고 급기야 대통령의 홍위병인,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는 공수처를 설치하는 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고 논의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들을 저지하지 못했지만, 국민과 함께 투쟁해 간다면 좌파 장기집권의 야욕을 멈출 수 있다”면서 대여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전국을 돌며 이 정권의 독재 실상을 알리고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무릎 꿇는 그 날까지 투쟁하고, 또 투쟁하겠다”고 언급, 대여투쟁을 강경하게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한국당은 주말 광화문 장외 집회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전국을 권역별로 돌면서 대여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추경 편성의 운명은 과연 어디로
이에 추경 편성의 운명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국회 보이콧, 장외집회 등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국회 일정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추경 심사는 패스트트랙과 다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심사를 할 수는 없다. 추경안은 국회에 제출되면 국무총리 시정연설을 청취한 후 기획재정위 등 12개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의 협조가 없다면 어느 하나라도 한발짝 앞으로 내디딜 수 없다. 문제는 추경이 ‘시급성’을 요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제는 타이밍”이라며 “추경 처리가 늦어질수록 국민의 삶과 민생경제에 부담이 늘어난다”면서 추경이 국회에서 제때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 등을 예고하면서 5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올스톱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한정돼 있다. 더욱이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점거 농성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그리고 당직자 등을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따라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카드를 내놓아도 꼬여있는 정국이 풀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은 것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추경이 국회를 통과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백년하청이다”고 전망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