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람 만나기 꺼리는 빈곤청년, 그들만의 문제 아니다
[사설] 사람 만나기 꺼리는 빈곤청년, 그들만의 문제 아니다
  • 파이낸셜리뷰
  • 승인 2019.12.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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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요즘 청년들이 사람을 만나기 꺼리고, 연애도 꺼리며, 결혼도 꺼린다. 이를 두고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왜 진취적이지 않냐”라면서 핀잔을 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SA)의 조사 결과, 지난해 한국의 20~24세 미혼 남성 중 26%, 미혼여성의 32%만이 연인관계를 맺고 있다. 데이트를 하지 않는 남성의 51%, 여성의 64%는 싱글로 살고 있다. 청년들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을 만나기를 꺼리는 이유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인권위가 평택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빈곤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66.9%가 ‘돈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 적 있다’고 답했다.
즉, 돈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린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풍족한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 법이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의 곳간은 얼마나 풍족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2030대 청년들은 비정규직에, 소위 열정페이 등으로 인해 월급을 적게 받는다. 그나마 일자리가 있는 청년은 행복하지만 일자리도 얻지 못한 청년들도 많이 있다. 물가는 상승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빠듯한 인생이다. 또한 주거비는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언감생심 쳐다보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자신의 인생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사람을 만나서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 청년들에게 “왜 그리 진취적이지 못하냐”고 따지기 전에 왜 그들이 진취적이지 못하게 됐는지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한다. 최근 공무원을 꿈꾸는 청년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그만큼 안정적인 직장과 안정적인 수입원을 꿈꾼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일부 어른들은 도전정신이 부족하다고 청년들을 타박한다. 하지만 청년들을 타박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도전정신을 고취 시키는 환경을 만들어줬는지 먼저 반성을 해야 한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라고 하지만 그들에게 기성세대는 빨대를 꽂아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것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청년들, 그나마 그 일자리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청년들, 자신의 미래는 과연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는 청년들, 그들이 왜 그런 걱정을 하면서 인간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하는지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한다. 또한 청년들에게 도전을 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도전을 하고 실패를 해도 그들이 또 다시 일어나서 우뚝 서게 할 수 있는 그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청년이 우리의 미래다. 그것은 구호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내년 총선에서 청년들의 미래를 담보하는 공약을 내건 정당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그런 정당이 아니라 진짜 청년의 미래를 걱정하는 그런 정당이 나와야 한다. 청년들이 활기차게 활동하는 그런 나라가 된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밝게 된다. 청년들에게 “왜 진취적으로 활동하지 않느냐”고 핀잔하기 보다는 기성세대가 진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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