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서울시가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금하는 ‘금주(禁酒)구역’ 지정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한강공원과 같이 탁 트인 공간에서 가벼운 음주까지 금지시키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도 있다. 더욱이 최근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미씨 사건을 계기로 금주구역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강공원에서의 음주, 위험 노출

박유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밖에서 음주를 하는 것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금주구역 지정에 대해 부서와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의대생 손정민씨가 사망한 사고로 인해 한강공원에서 음주를 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는 것에 대해 서울시가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계속해서 500여명대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한강공원에서 음주를 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역시 한강공원이 예상 밖의 안전 사각지대로 드러났다면서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낭만으로 여기는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례를 개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직까지 한강공원에서 음주를 하는 것에 대해 명확히 금하지 않고 있다. 다만 심한 소음, 악취, 주정 등의 행위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만 있을 뿐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는 지자체가 지저한 금주구역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될 경우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다음달 30일부터 시행된다.

실내에서도 금지, 실외에서도 금지 “우리는 어디로”

이에 실내에서도 밤 10시가 되면 음주를 금지하는데 이어 한강공원까지 금주를 한다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제가 필요하지만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는 분위기도 있다. 금주 구역으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과도한 음주에 대한 단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과도한 음주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 음주 자체가 문제가 되느냐는 것이다. 특히 한강공원 주변 편의점이나 배달을 업으로 하는 식당 등은 근심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가뜩이나 매출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한강공원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할 경우 매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한 시민은 “영화 괴물에서 한강공원에서 오징어와 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이제 후세 사람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그런 시대가 될 수도 있다”면서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