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대규모 공사 수주 건설사로 꼽히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원·하청업체에서 최근 4년간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2배나 증가하고 산재 사망자 수도 감소세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의원(상주·문경)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지에스 건설을 비롯하여 국내 10대 건설사 원·하청업체에서 산재 발생 건수가 2017년 812건에서 큰 폭으로 치솟아 지난해에는 1705건으로 약 2배 이상이나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사고 유형별로 추락, 부딪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은 경우이고, 공사가 하청업체로 내려갈수록 안전감독이 부실한 건설현장의 폐해가 내로라하는 건설들이 맡은 공사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는 산재 사망자 절반 감축 등 산업안전 강화를 약속한 文 정부의 공약이 무색함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기업 관련 산재사망자도 2017년 39명, 2018년 44명, 2019년 39명, 지난해에는 36명으로 좀처럼 감소세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4월, 대우건설이 맡은 부산 해운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에서 이동식 크레인에 50대 근로자가 끼여 숨지는 등 올해도 산재 사망사고가 잇따라 상반기에만 17건을 기록했다.
10대 건설사 원·하청업체의 산재사망사고 내역을 들여다보면 대다수가 작업수칙을 위반해 생긴 후진국형 ‘인재’였다.
사업장 안팎 교통사고나 현장 행사, 근로자 간 폭력 사태 등 작업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재해는 매해 전체의 1% 내외인 8~19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하청 근로자 수는 늘어난 반면 원청의 현장 관리·감독 여건이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인건비를 기초로 부과된 10대 건설사 원·하청 산재보험료 징수 현황을 보면 2017년 2천768억원에서 지난해 3천820억원으로 약 1.4배 증가했으며, 고용노동부의 최근 3년간 재해조사의견서에도 공사규모 120억원 이상의 건설현장에서 산재사고 사망자의 약 90%는 하청 근로자로 조사됐다.
임 의원은 “연간 1천명 수준의 사망자가 발생하던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하여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부개정’ 했지만 산재사고는 줄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속에서도 산업현장에서는 죽음의 행렬이 멈추질 않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부는 노동자들의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와 국민의 편에 서서 기업의 안전보건 조치를 강화하고 안전 투자를 확대해 산업재해 사고의 발생률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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