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훈 칼럼] 거꾸로 달리는 축산 방역정책, 윤석열 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
[백병훈 칼럼] 거꾸로 달리는 축산 방역정책, 윤석열 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
  • 백병훈
  • 승인 2022.05.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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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질병 중에 ‘인수공통전염병’이 있다. 동물과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광견병, 말라리아, 조류독감,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탄저병, 원숭이 두창, 소 브루셀라병 등이다. 이 중 국민보건, 생태계, 환경은 물론 국가산업과 직결되는 것은 소 브루셀라병이다. 심지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생물학 무기 중의 하나도 브루셀라균이다. 소 브루셀라병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근절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질병이 아직까지도 근절되지 못해 청정국가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 년간 소고기 수입량은 45만 3천 톤이고 미국, 호주로 부터의 수입량이 92%를 차지하지만 소고기 국내 자급률은 약 40% 정도에 그친다. 이처럼 축산산업의 위축은 물론 국내 총인구의 6%인 250만명의 농업 종사자 중 30%에 해당하는 축산농가 8만 5천명과 국민들이 이 질병에 직접 노출되어 있다. 소 브루셀라병으로 파생되는 국가, 사회적 문제점의 심각성이 크다. 최근 5년간 전국 지자체에서 소 5,297두가 살처분되어 산채로 땅에 매장되었다. 같은 농장에 동거했던 잠복기의 소 수십만 두가 도태 유도돼 식육으로 유통 판매된다. 작년부터 올해 5월까지 171개 농장에서 발병하여 1,640두가 살처분됐고, 현재 전북 김제시, 정읍시, 전남 영광군, 무안군, 나주시, 해남군에 계속 발생 중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내용을 잘 모른다. 브루셀라라고 하는 이 질병은 동물에게 유산, 폐염, 골수염 등을 초래하고 사람과 애완동물도 감염시킨다. 동물의 유산발생이 특징이기도 한 이 질병이 애완동물과의 동반이 일상생활화된 젊은 여성세대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 가능성도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이러한 브루셀라병에 감염되면 10일 이내에 살아있는 소를 살처분해 땅에 묻고 농장은 폐쇄된다. 이에 따른 축산농가의 경제적 손실과 막대한 국민혈세의 국가예산 낭비는 매년 연례 행사처럼 반복된다. 그동안 땅에 묻힌 국민세금은 천문학적 규모에 달한다.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정부와 입법을 담당한 정치권은 그동안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발병농장에 동거한 잠복기 소들의 전량 도태유도 조치에 의한 식육으로의 시장유통 역시 국민보건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체내 잠복기는 약 15일 정도이며 혈청학적으로 양성으로 전환된다. 식품위생법상 병원성 세균에 오염된 것들은 절대로 식육으로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 이뿐이 아니다. 살처분에 따른 토양 및 식수 환경오염과 국민보건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덩치 큰 대가축에 해당하는 소의 사체에서 부패하고 오염된 폐수는 국민보건과 생존권을 직접 위협한다.

문제는 축산방역정책을 책임져야 할 정부에 있다.

역설적으로 그동안 이 질병의 대책에 대한 축산농가와 언론, 전문가들의 건의, 호소를 외면해 온 것이 정부의 축산당국이었다. 첫째, 정부는 약 150만 마리의 암소만 검사하여 음성인 소에게만 거래 허가서를 발급하지만, 약 150만여 두에 달하는 거세우는 평생 검사 한번 하지 않는 체로 거래되고 있다. 경구, 호흡기, 피부 그리고 생식기를 통해 거세우도 감염된다. 감염여부 검사는 거세우를 포함하여 모든 개체를 대상으로 검사해야 맞다. 그래야 국민보건이 보장될 수 있다. 둘째, 축산 당국은 미국, 카나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백신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감염률이 낮아 백신 접종정책을 세울 수 없다고 상식 밖의 억지 주장으로 일관한다. 감염률이 낮기 때문에 예방접종 정책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은 옳지 않고 상식에도 벗어나며 과학적으로도 맞지 앉다. 오히려 전염병은 감염률이 낮을 때 조기에 퇴치해야 한다. 셋째, 이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할 축산당국이 발병된 소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다는 현행 농림축산식품부의 ‘고시’를 스스로가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현 ‘고시’를 법대로 시행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고 문제해결의 길이기도 하다. 그런대도 그들은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지난 1998년 정부가 최초로 공급한 브루셀라 백신예방약 제조과정에서 일부 제작사의 제품이 잡균들에 오염된 것을 생산해 농가에 공급한 결과 소의 유산, 비유량 감소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었다. 당시 농림부는 그 부작용의 원인을 은폐하고 다만, 생산과정 관리와는 무관한 국내 적응시험 연구 교수를 연구를 잘못 했기 때문이라고 누명을 씌워 형사고발 하면서 생산과 접종이 중단됐다. 따라서 20여 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당국이 그 예방약을 다시 쓰자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방 백신접종을 실시하면 그간의 정책오류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브루셀라병 근절대책은 백신 예방접종이다.

세계 선진국은 일찍이 소 브루셀라병 예방접종을 통해 이를 근절시켰다. 종신면역이 되는 예방접종 실시는 소의 평생 동안 한번만 접종하면 된다. 25년 간 소 13,000여두가 살처분되어 약 1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그런데도 당국은 이런 건의와 제안을 거부해 왔다. 브루셀라병의 퇴치와 근절, 청정국가 지위의 획득방법은 오직 예방백신의 실시다. 이를 위해 정책당국에 소 브루셀라병 근절과 시급한 대책 수립을 요구해온 KBS, MBC, SBS, 카톨릭방송, 지역언론, 농축산전문 언론 등 수 많은 방송사, 전문가, 언론의 지적과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된다. 과학적 사실의 이해부족과 왜곡으로 잘못된 정책판단을 고집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태도가 아니다.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아집에 매달려 잘못된 정책인줄 알면서도 거꾸로 달리는 정부당국의 정책은 과감하게 시정되어야 한다. 더 이상 축산농가의 피해를 외면하거나 국민보건과 국민혈세 낭비를 간과하는 악의 행진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이는 정의와 법치를 외치는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바로잡아야할 엄중한 과제이다.

백병훈 약력

서울교육대학, 국제대학, 건국대 정치학 박사

도산아카데미 회장 민주시민연합 집행위원장

프라임경제 주필, 대표이사 사장

민족사학 진산대학 부총장(추진위) 국가연구원장 서해포럼 대표 대안실천연대 대표 UN 세계관광기구 스탭재단 스텝e뉴스 상임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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