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우리나라 고용의 질이 코로나19 이전만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여성과 고령층의 고용의 질은 더하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우리나라 고용의 질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월 고용의 질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올해 4월 고용의 양 즉 취업자 수는 102.1로 확대됐다. 하지만 고용의 질은 99.2로 100보다 못했다.
고용의 질 지수는 계약기간 있는 상용직, 임시직, 일용직, 자영업자, 근로시간 비자발적 36시간 미만, 종사자 5인 미만 등의 조건에 해당하는 일자리를 취약노동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비중, 취약 노동자의 취약 정도 등을 반영해 산출한 지표다.
최근 고용의 질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속도가 고용의 양에 비해 다소 더딘 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비자발적 요인으로 부족한 노동자의 비중이 1.0%포인트 높은데다 취약 노동자 조건 가운데 3가지 이상 겹친 ‘매우 취약 노동자군’의 비중도 2.5%포인트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대면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근로시간이 줄었고, 여러 조건에서 가장 취약한 일자리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여성과 고령층의 질이 급격히 낮아졌다. 올해 4월 기준 고령층(60세 이상) 여성 노동자 가운데 41.6%가 ‘다소 취약 노동자’, 3.4%가 ‘매우 취약 노동자’로 분류됐다.
이는 같은 연령대 남성 노동자 내 취약 노동자 비중을 크게 웃도는 수치인데 남성은 다소 취약이 29.4%, 매우 취약이 3.6%로 나타났다.
핵심노동연령층(30∼59세)에서도 여성의 취약 노동자 비중(다소 취약 24.2%·매우 취약 2.7%)이 남성(다소 취약 17.7%·매우 취약 2.0%)보다 컸다.
경력단절 후 재취업 등의 영향으로 40대 이상 여성의 고용 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고령층 남·여 취약 노동자 비중(33.0%·45.0%)이 청년층(15∼29세) 남·여 취약 노동자 비중(24.0%·24.6%)보다 컸다.
한은 관계자는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근로시간 정상화가 어려운 노동자의 이직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수요자 중심 직업 교육 등 정책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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