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조조가 학살한 서주의 백성들과 전쟁의 여파
[삼국지 속 경제리뷰] 조조가 학살한 서주의 백성들과 전쟁의 여파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2.09.29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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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진호 작가
삽화=김진호 작가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는 최근 발표한 중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내년 전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일으킨 전쟁이이라고 설명했다. 전쟁의 여파로 피해를 입은 여러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유럽연합 경제 전반을 이끄는 독일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전히 오르는 에너지 가격과 비교하여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협상 타결로 식품들의 가격은 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 더욱 커지고 그로 인해 에너지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는다면 지금의 상황보다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OECD는 그러한 상황을 알리며 취약 계층에 집중하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현대의 모습과 같이 삼국지 속에서도 전쟁으로 고통받는 취약 계층, 즉 힘들어하는 백성들의 모습은 많이 나오며 그 중에서도 이번에 다룰 사건은 특히 더 잔혹하다. 바로 조조의 서주대학살이다.

효심 가득 조조

시기는 후한 말, 연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안정시키고 황제로부터 제법 높은 관직을 임명 받으며 그 위치를 확고히 하기 시작한 조조는 자신의 성공을 두 눈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당시 낭야에 머물던 아버지 조숭을 초대한다. 그렇게 조숭 일행은 연주로 출발한다. 그런데 가는 길에 서주의 주인인 도겸이 조조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에 조숭을 불러 대접하고 호위를 붙여 보낸다. 그런데 이 호위가 화근이었다. 그는 바로 한때 황건적이었던 장개라는 장수였던 것이다. 그는 조숭 일행이 가져가는 막대한 재물들을 보고 눈이 멀어 일가를 학살하고 도적질을 해버린 것이다.

눈이 뒤집힌 조조

당연히 이 참사는 조조의 귀에도 들어갔다. 조조는 모든 원인이 도겸에게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병사들을 이끌고 서주를 침략했다. 조조의 정예군 앞에 도겸은 버티기 어려웠고 결국 수많은 성들을 내주며 패주했다. 조조는 단순히 성을 취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마다 그곳에 살고 있던 아무 죄 없는 백성들을 하나하나 다 죽이라고 명하며 과장 조금 보태서 수십만의 백성을 죽이고 다녔다. 자치통감에 따르면 ‘조조가 당도하여 남녀 수만 명을 사수에서 죽이니 이 때문에 강물이 흐르지 못했다. 또한 닭이나 개조차 다 없어지고 폐허가 된 읍에서는 행인 하나 보기가 매우 어려웠다’ 라고 한다.

참혹한 결과

서주뿐만 아니라 연주, 예주, 양주, 까지도 영향력을 뻗치던 도겸의 세력은 크게 쇠퇴했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영지가 전쟁의 여파로 황폐해졌다. 인구의 수도 엄청나게 줄었다. 후한서 군국지를 기준으로 서주의 호구수는 270만명이었다. 그런데 훗날 조조가 서주에서 돌아가고 유비를 새로운 주인으로 추대할 때 진등이 했던 언급에 따르면 호구수가 100만이라고 한다. 조조가 엄청난 학살에 더불어 삶의 터전까지 망가뜨려버리자 백성들이 각기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결과였다. 당시 어린 나이였던 제갈량도 그 중에 하나였다.

전쟁과 경제

전쟁으로 발생하는 경제 피해는 도미노처럼 끝없이 계속되기도 한다. 그만큼 그 여파가 크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전쟁을 하는 과정에서 많게는 수십만 이상의 단위를 넘는 인건비와 유지비, 그리고 피해가 생길 때마다 발생하는 복구비용 등을 국가 재정으로 감당해야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 거기에 내수 경기와 복지는 당연히 위축되며 세율 또한 정말 큰 폭으로 급등하게 된다. 게다가 전쟁을 이겼건 졌건 간에 천문학적 단위의 금액이 재건 비용으로 투입된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사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진행중인 전쟁이 있다. 경제를 통한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전쟁에 직접 군사력을 투입하지 직전까지는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최대한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공업력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의 미국이 있다. 실제로 최대한 시스템을 가동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호황을 맞이했었다. 하지만 애초에 모든 시스템이 전쟁 이후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에 많은 실업자를 만들었고 그 여파가 계속 커지면서 결국 훗날 경제 대공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전쟁은 결국 그 결과가 어떻게 되던 간에 침략하는 쪽과 침공당하는 쪽 모두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손실은 가장 아래에 위치한 국민들부터 많은 서민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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