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지난해 코로나19(COVID-19)와 인플루엔자(독감) 동시 유행에 따라 처분유예됐던 안국약품의 감기약 6종에 대한 판매정지 처분이 재개될 전망이다.  특히 안국약품은 정부로부터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동안 총 82종의 자사 의약품에 대해서도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던 만큼 신속한 처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감기약 제조업체 생산증대 지원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안국약품의 감기약 6종(라페론건조시럽, 라페론정, 뮤코텍캡슐, 슬렌페드씨정, 에바페린서방캡슐, 타타날시럽)에 대한 판매정지 처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지난해 3월 ‘감기약 생산증대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지난해 7월 중순까지 감기약 제조 및 수입업체에 대한 현장감시를 서류점검으로 대체하고,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유예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지난해 10월 중순 재연장하기로 결정됐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와 안정적인 감기약 공급 상황 등으로 이르면 3월 중으로 해당 지원 방안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1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725명(15일 기준)으로 1만명 수치를 밑돌며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감기약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약 1500만정(650mg 기준)이 생산되며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해당 ‘아세트아미노펜’ 생산량은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13만명, 인플루엔자 환자 3만명 발생 시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의 올해 1~3월 국내 공급량은 2억5000만정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안국약품은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의사 85명에게 89억원 상당의 리베이틀 제공한 혐의로 자사의 의약품 82종에 대한 3개월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감기약 6종에 대한 처분은 유예결정을 받았다.  안국약품 감기약 6종에 대한 ‘처분유예 명분’이 사라진 만큼 식약처는 판매정지 처분 재개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제약업계에서는 안국약품에 대한 판매정지 처분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판매정지 처분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안국약품이 조치 이전 감기약 6종을 대량 납품할 경우 식약처의 조치에 따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식약처의 안국약품에 대한 판매정지 처분은) 리베이트와 같은 제약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실질적인 패널티가 없어져 의미가 퇴색된다”며 “안국약품은 지난해 ‘감기약 생산 증대 지원방안’에 따라 오히려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강도 높고, 실질적인 조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안국약품의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매출은 전년대비 26% 오른 205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