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신미애 기자]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기업의 보호를 위해 외국기업 본국 송금을 축소하는 등 행보에 나서면서 현지 공략을 확대해 온 국내 업체들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 중국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주력업종 및 산업 전반에 걸친 선도기업들이 기반을 다지고 있어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시중은행에 해외기업들이 위안을 약식 절차로 본국에 송금할 수 있는 규모를 기존 5000만달러(약 586억원)에서 10분의 1 수준인 500만달러(약 58억원)로 대폭 축소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대규모 자금유출을 막기 위한 방편이지만 현지기업과의 합작사를 통해 사업 중인 국내 대기업들에게는 어이없이 적은 규모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 완공한 네 번째 공장인 창저우공장을 비롯해 내년 다섯번째인 충칭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충칭공장까지 완공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중국 현지생산물량은 연 270만대에 이른다.
이 같은 생산력 강화로 판매확대에 탄력을 받아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10월 기준 중국에서 총 136만 269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128만 3936대 대비 6.13% 증가한 판매량이다. 즉, 중국 현지 업체들과 경쟁 격화에도 판매량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점유율도 폭스바겐(18.28%)과 GM(11.43%)에 이어 3위(7.85%)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송금제한이 실행될 경우 사업차질이 불 보듯 뻔하다. 단, 현재까지는 중국시장에서 이익이 많지 않은 편이라 이로 인한 당장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현대·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불과 199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개방에 나섰던 중국 정부가 2000년대부터는 달라지면서 어느 정도는 예견됐던 부분”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관계자는 “반한류 분위기로 인한 불이익도 사실상 없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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