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현대자동차 내에서 올해 3월초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여전히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지난 14일 블라인드에 올라온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성추행 사건’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작성자는 “안전쪽에 있는 동기한테 들은 이야기”라며 “징계는 맞았는데 아직까지도 피해자‧가해자 분리조치를 안하고 있다네요. 현재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이 작성자는 “동기말은 인사에서 가해자를 다른 부서로 보내려도 받는 쪽이 없어서 못 보낸다고 한다. 현타스럽다. 가해자 그분 그전 업무할 때 경쟁차 대여하러 갔다가 엄청 진상짓으로 저도 당했는데”라며 “구멍가게도 아니고 담당자들 다 집에 보내야되는거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비단 현대자동차 뿐만 아니라 많은 사업장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등의 사건이 발생한 때에 빠르게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를 하지 않아 ‘2차 피해’ 우려가 발생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를 보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사실이 확인된 때에 지체없이 가해자에 대한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불가피한 경우 피해자 의사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 근무장소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쉽게 말해 가해자를 다른 부서로 보내려고 해도 받는 쪽이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하루빨리 근무장소를 변경해 마주치치 않는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하고 피해자에게도 의사를 물어봐서 원하는 부서로 배치해주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일례로 공직사회에서는 성추행 등의 사건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가 원하는 부서로 옮겨달라고 요청할 시에 곧바로 전환 배치가 이뤄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직장 내 성희롱은 따로 있고 성추행은 괴롭힘으로 들어간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경우, 신고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불이익한 처우가 발생한다면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나머지는 전부 과태료 제재 처분”이라며 “분리조치가 필요한 사안인데 안했다고 하면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지는 상황에 맞게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것이지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필요한 조치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할 수 있는데도 안했다고 판단되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측이 제대로 된 분리조치를 안했을 경우, 피해자가 소송시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액수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사업주가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피해자가 억울함을 호소할 근거는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측은 “같은 실 소속이지만 팀이 다르고 근무지도 차로 5분정도 떨어져있는 곳이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이 일하는 건물이 없다. 분리가 돼있어서 사실 조치가 미흡했다는 것은 조금 맞지 않다”며  “(가해자는) 다음주에 인사조치 예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