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논란…한국도로공사, 전관예우·갑질에 외유성 출장도?
줄줄이 논란…한국도로공사, 전관예우·갑질에 외유성 출장도?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3.10.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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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협약서에 전관고용 합리화하는 조항 신설, 전관예우 논란
최인호 의원 “운영평가에 도로공사 입김 작용” 갑질 의혹 제기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직원들, 지난해 태국으로 ‘외유성 출장’ 논란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국정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국도로공사와 자회사 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퇴직한 임직원들이 민간 휴게소에서 감사나 임원 등 전관으로 일할 수 있도록 아예 계약서에 관련조항까지 넣어둔 것도 모자라, 운영평가를 이용해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서도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관계자들이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관계자들이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민간업체와 맺는 사업협약서에 사실상 전관고용을 합리화하는 조항을 2013년부터 신설해 계약을 맺어왔다. 사업협약서에는 ‘본 사업시설의 운영 안전성 및 매출관리의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공사는 사업시행자와 협의해 감사를 추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있으며, 실제로 2013년부터 한국도로공사에서 퇴직한 임원 및 1급 직원 118명 중 15명이 민간 휴게소에서 감사‧임원 등 전관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 의원은 “공사가 퇴직자 자리 보전을 위해 계약서에 전관 보장 조항을 넣어놓은 것은 심각한 갑질”이라며 “공사 전관들이 민간 영역에까지 진출해 사실상 휴게소 사업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인호 의원실은 도로공사가 매년 이뤄지는 ‘운영서비스 평가’를 통해 운영업체들을 상대로 사실상 ‘갑질’을 했다는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운영서비스 평가 배점은 ▲계량 100점 ▲비계량 100점 ▲가점 8점 ▲감점 15점 상대평가로 이뤄지며 계량은 외부 전문기관이, 비계량은 도로공사가 진행한다. 이중 5등급을 2회 이상 받거나 2차 재계약 후엔 4등급을 한번만 받아도 계약이 해지된다.  지난해 평가결과 지표별 세부 점수를 분석해보면 도로공사에서 진행한 보고서 평가의 최고점 업체와 최저점 업체의 점수 차이가 무려 16.1점으로,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 사실상 업체 간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례로 이천(하남) 휴게소의 경우, 계량평가는 90.8점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비계량평가에서 평균보다 낮은 79.29점을 받아 지난해 계약이 해지됐다.  이외에도 도로공사가 휴게소 음식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업체들이 소속된 SNS 비공식 채널을 통해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최소 3종 이상의 메뉴 가격 할인을 유지할 것 ▲이행 여부는 운영평가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려 ‘갑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인호 의원은 “정성 평가에 해당하는 도로공사의 보고서 평가는 업체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이어야 하는데, 기준이 불분명하다 보니 계약해지된 업체들의 불복소송도 빈번한 상황”이라며 “계약 해지 여부가 달린 운영평가에 도로공사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다 보니 민간 휴게소로선 도로공사 전관들을 고용해 도로공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도로공사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서도 직원들의 해외출장을 놓고 “외유성 출장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직원 38명이 태국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지만 이후 제출한 결과보고서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발간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써낸 ‘엉터리’ 보고서였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서비스로부터 ‘선진 도로환경 벤치마킹을 위한 공무국외연수 결과 보고’ 문건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직원 38명은 지난해 12월6일부터 10일까지 3박5일간 공공기관 예산 약 3500만원을 들여 태국 방콕과 파타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은 ‘기관방문을 통해 도로환경에 대한 사례습득 및 벤치마킹을 통한 고속도로 운영업무의 효율성 증대’를 목적으로 해외출장을 가서 3933만원의 비용을 썼지만, 출장결과를 정리한 보고서 본문이 코트라가 지난 2021년 4월 발간한 ‘스마트시티 해외진출 전략 보고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은 보고서 마지막 두 페이지에 해당하는, 700여자에 불과한 출장 결과와 요약 부분 중 500여자 이상이 코트라 보고서가 태국의 지능형교통시스템(ITS)를 설명한 본문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김두관 의원은 “부실한 결과 보고서로 미루어봤을 때 이번 해외 연수는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기관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베껴 써낸 안일함은 특히 경고가 필요하다.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외유성 출장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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