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날 CJ올리브영, 아디다스, 버거킹, 떡참(떡볶이참잘하는집), 할리스커피, 쿠팡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유통업계 기업들의 수장들이 줄줄이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들은 대기업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 등에 불공정행위를 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섰으며, 의원들은 공정위의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기업 수장들을 주요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날선 지적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CJ올리브영’을 겨냥해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유 의원이 입수한 CJ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의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했으며 CJ올리브영이 공정위 조사단계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CJ올리브영이 공정위 조사 이후 ‘확인서’라는 이름으로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탄원서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유 의원은 “이는 자유시장경제에서 없어져야할 갑질행위”라며 엄정한 판단을 거듭 촉구했다. CJ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된다면 과징금이 최대 6000억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모바일쿠폰의 과다한 수수료와 긴 정산주기 문제를 꼬집으며 떡참(떡볶이참잘하는집), 할리스커피, 메가커피, 버거킹, 맘스터치, 반올림피자 등을 언급하고 나섰다.
민 의원은 “모바일쿠폰은 통상 7~8% 수준으로 가맹점과 본사가 반반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본사가 가맹점에게 100%를 부담시키는 곳으로 떡참, 할리스, 메가커피, 버거킹, bhc, 컴포즈, 맘스터치, 반올림 피자가 파악됐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에서 구매 가능한 선물쿠폰의 경우, 가맹점주가 고객으로부터 결제 후 평균 15~45일을 기다려야 정산을 받을 수 있다. 민병덕 의원이 개최한 연속토론회에서 카카오가 매주 1회씩 결제하며 개선안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끊이질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모바일쿠폰에 대한 불공정한 가맹브랜드로 떡참의 이기영 대표, 할리스의 이종현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아디다스코리아와 버거킹 역시도 지난해 사업 개편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맹 계약 종료를 통보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당했다고 주장하는 가맹점주들은 협의회를 구성하고 본사의 갑질행위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 역시도 집중포화를 맞았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지난 13일 새벽배송 도중 숨진 60대 택배기사의 사례를 언급한 뒤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쿠팡CLS 측에서는 과로사를 주장하는 택배노조에 법적조치를 예고하며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유가족들의 호소를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쿠팡의 대금정산 기간을 문제 삼았다. 네이버 등 다른 플랫폼 기업들의 대금정산 주기가 평균 10일인데 반해 쿠팡의 대금정산 주기는 60일로 매우 긴 상황이었다.
실제로 많은 입점업체들이 쿠팡의 느린 정산주기와 이에 따른 이자장사에 불만을 표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 입점업체가 정산금을 대출로 먼저 받은 후, 은행이 플랫폼에서 정산금을 받아 자동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형태로 내지 않아도 될 이자까지 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기정 위원장은 “(쿠팡이) 대금 정산 시기를 단축하기로 입장을 밝혔고 연내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한다”며 “자율규제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 제도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